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직은 언론보도는 물론 소문으로 들려오는 것들이 기정사실화 된 것은 아니지만 강력히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출마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인다.
후보가 많아지면 경쟁력이 높아져서 훌륭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번 선거처럼 진보 대 보수의 대결로 굳어진다면 어느 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적임자가 당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많은 후보의 난립으로 인해 득표율이 낮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서울교육을 대표하는 수장으로 서울교육을 이끌어 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자신의 세 확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후보들이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특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정책대결을 통해 나름대로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해야만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칫 잘못하면 후보들이 거의 비슷한 정책을 들고 나옴으로써 정책대결보다는 상대를 비방하고 헐뜯는 이상한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압축된다면 아무래도 진보진영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보수성향에 가깝기 때문이다. 진보진영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있는 것을 보면 진보진영에도 후보가 난립될 가능성이 있다. 후보의 난립은 앞서 언급했듯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려놓을 수 있다. 따라서 어느쪽 후보가 우세하다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해당진영의 후보들이 단일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한쪽의 후보가 단일화 된다면 반대쪽 후보도 단일화 될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 된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후보가 압축되었기 때문에 정책대결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더 좋은 정책, 서울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한 정책의 대결이 가능하다. 당연히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할 것이고, 나름대로 실현가능성과 현실성을 겸비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진보대 보수의 대결구도로 가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를 주로 하지만 교육감은 진보나 보수가 절실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로지 교육만을 생각하고 공교육을 살리며, 교원들의 사기를 높여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나 오갈 듯한 이야기를 하면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려놓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을 위해서도 후보 단일화는 필수적이다.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적격자가 당선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각 후보 진영은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서로 단일화 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서로의 후보가 수긍할 수 있는 단일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단일화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라도 당당히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어느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방안으로는 단일화가 어렵다.
이번 선거는 공정택 전 교육감의 도중 하차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도덕성이 요구되는 선거다. 그렇더라도 과열경쟁은 곤란하다. 서로를 선의의 경쟁상대로 생각해야 한다. 정책외적인 부분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참된 서울교육을 위한 희생정신이 강한 후보로 단일화 되어야 한다. 후보가 난립하는 것은 그만큼 정책대결을 어렵게 만든다. 각 후보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