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가 수업시수가 적기 때문에 교원성과금에서 C등급을 받았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수석교사는 담임도 없고 수업시수에서도 어느 정도는 우대를 받으니 당연히 C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교원성과금 지침에는 이런 내용들의 언급이 전혀없다. 무조건 똑같은 기준을 정해놓고 그대로 하라는 것 밖에는 다른 내용들은 없다.
수업시수나 업무에서도 담임교사를 우대하도록 하고 있다. 담임교사가 비담임교사에 비해 업무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비담임도 단순한 비담임이 아니고서는 업무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도리어 업무 때문에 담임을 맡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업무때문에 비담임을 했지만 성과금에서는 무조건 C등급이다. 현재 성과상여금의 지급기준이 그렇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단 수석교사 뿐이 아니다. 보직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교무부장, 연구부장, 생활지도부장(학생부장)은 규모가 조금 있는 학교에서는 대부분 비담임이다. 각 교과에서 수업시수를 배분할 때도 일정 부분 우대를 한다. 그러나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때는 이런 것들은 전혀 반영이 안 된다. 담임교사와 수업시수가 많은 교사가 우선이다. 업무에 따른 곤란도를 반영하긴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서 결국 담임교사들과 수업시수가 많은 교사들에게 밀리게 된다.
인근 학교만 하더라도 성과상여금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고령교사들이 내년부터는 담임을 맡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매년 성과상여금 등급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라고 한다. 보직교사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보직교사를 하더라도 담임과 겸해서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소규모 학교라면 이런 것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학교에서는 보직교사와 담임교사를 겸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앞서 언급한 3~4개의 보직교사는 담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일반 공무원사회와 학교사회가 다르다는 것을 교원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일반직들은 명확하게 직급과 직위가 나누어져있다. 그러나 학교는 그렇지 않다. 보직교사도 교사이고 수석교사도 교사이다. 교장, 교감, 교사의 직위만이 존재할 뿐이다. 직급차이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호봉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직급에 따른 차이나 직위별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직 공무원에 적용하는 성과상여금을 교직에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매년 차등지급폭을 높이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성과상여금은 높은 등급을 받은 교사나 낮은 등급을 받은 교사 모두 마음이 편치않다.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낮은 등급을 받은 교사들은 그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 이런 제도가 과연 교직사회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까.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본다. 경쟁보다는 서로가 보이지 않는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즉,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만일 이런 구조가 그대로 교원평가제로 옮겨간다면 어떤일이 발생할까. 생각하기 싫은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결국 수많은 교사들이 선의의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다. 교원성과금과 근평이 잘 되고 있으니, 교원평가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교과부의 논리다. 억지논리일 뿐이다. 학교현실을 너무나도 모르는 소리이다. 아니 다 알고 있으면서 그대로 밀어 붙이고 있다는 것이 더 타당한 이야기일 것이다.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는 반드시 다시 검토가 되어야 한다. 무조건 차등지급폭을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문제점이 많은만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해결하지 않고 계속해서 밀어 붙인다면 문제가 자꾸 커질 것이다. 벌써 50% 이상의 차등지급까지 왔다. 해결된 문제는 하나도 없다. 하루빨리 해결책을 찾는 것이 교직사회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