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것들이 특별해지는 '마불갤러리'

2010.04.26 23:12:00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아름답고 바람도 쉬어가는 산골 오지마을(소전리 벌랏마을)에서 옛 사람들이 살던 방식대로 자연과 더불어 살던 한지공예가 이종국씨와 명상가 이경옥씨, 아들 선우...


선우네 가족이 남들과 다르게 사는 독특한 생활방식은 MBC 휴먼 다큐 "벌랏마을 선우네"로 방영되고, '선우야, 바람보러 가자'가 출판되며 전국에 알려졌다.

나도 작년에 선우네와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선우는 벌랏마을에서 스쿨버스로 병설유치원에 다녔고, 문의초등학교에서 교통을 담당했던 나는 교통지도를 하느라 스쿨버스를 타는 일이 많았다. 더구나 격월지 '산사랑'의 내 고향 산촌살이 코너에 오지마을인 벌랏마을을 알리게 되며 자연스럽게 선우네 가족을 소개했다. 학교를 이동하기 전 선우 엄마가 선물한 '선우야, 바람보러 가자'를 자세히 읽기도 했다.

4월에 다시 찾은 벌랏마을의 선우네 집에 인기척이 없다. 마을 어른들이 문의중학교 앞에서 마불갤러리를 열어 집이 비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들 선우를 자연 속에서 자연인으로 키우고, 자연을 이용하면서 돈 없이 사는 법을 가르치던 가족이라 궁금한 게 많았다.


문의로 차를 몰아 갤러리로 찾아갔다. 갤러리 입구에서 만난 선우는 여전히 자연과 어울리느라 바빴다. 그동안 외로웠던 아이라 개구쟁이 행동을 하며 더 많은 친구들과 소통을 이루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았다.


문의면 대청호반에 위치한 마불갤러리는 흔하게 보던 것들이 마음으로 특별하게 다가오고, 욕심 없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선우네 가족 때문에 따스한 마음과 향기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마불 이종국씨는 벌랏마을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하나, 둘 꿈을 이뤄내고 있는 과정일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선우 엄마와는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다.








벌랏마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던 습관 때문일까? 오밀조밀 짜임새 있게 꾸며진 갤러리는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던 자연 속의 사물들이 작품의 주제가 되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누구나 들어가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내실은 잠이 많은 선우가 단잠을 자기에 좋은 공간으로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마불갤러리는 순박함과 자연스러움, 고풍과 전통미가 새로운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공간이다.


마불갤러리는 늘 긴 수염에 두건을 쓰고 있는 이종국씨(마불)와 단아한 모습에 개량한복을 즐겨 입는 이경옥씨(메루)가 자연과 교감하며 아들 선우를 천진난만하게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문의IC에서 가까운 문의중학교 앞 슈퍼골목으로 들어가면 우측에 갤러리가 있다. 인근에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미술관, 양성산, 현암사, 대청댐, 청남대 등 볼거리들도 많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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