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산하(山河)는 말이 없다

2010.06.10 13:50:00

온 산천이 녹음이 우거진 싱그러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년 중 초목의 성장이 가장 왕성한 달이 6월일 것이다. 온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인 우리산하는 너무나 아름답다. 초여름의 폭염이 찾아와 녹색 잎에서는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여 숲속에 들어가면 '피톤치드'라는 물질이 많이 나와 삼림욕을 하면 몸이 날아갈듯 상쾌하고 건강이 좋아지는 계절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6월은 우울하고 슬픈 달로 우리에게 기억되어있다.

6일 현충일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추모하는 뜻 깊은 날이 지나갔고 6·25전쟁 60주년 기념일을 맞이하고 있다.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데는 6·25전쟁이 일어났던 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19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고 모내기철이라서 많은 장병을 모내기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 군은 전쟁을 예측하지 못하고 태평하게 휴일을 보냈다고 하니 국가안보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김일성이 남침하는 달로 6월을 선택한 것은 온 산하를 뒤덮고 있는 녹음을 이용하면 전쟁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남침을 감행하였을 것이다. 지상군의 이동이 용이하고 위장전술을 써서 자유대한민국을 공산화하려고 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은 60년이 되었어도 끝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 언제 평화통일이 찾아 올 것인지 앞이 보이지 않고 있어 가슴만 답답하다.

올해는 천안함 사태까지 발생하여 46명이라는 꽃다운 해군장병을 잃는 슬픔을 겪었다. 김정일은 27세의 아들 정운에게 3대 째 세습체제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북한 동포는 식량이 부족하여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체제수호를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아름다운 우리 산하에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안보를 견고하게 다져야 할 것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을 한 이래 얼마나 많은 북의 야만적인 도발에 치를 떨어야 했던가?

6·25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은 백발이 되어 그렇게 바라던 조국통일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감격의 상봉을 한 이산가족도 있지만 1000만 이산가족 중 혈육을 만나지 못하고 한 맺힌 생을 마감한 분들이 그 얼마인가?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은 그 동안 우리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전쟁준비를 해왔고 적화통일 노선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6·25전쟁 이후 세대들은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우리와 동포이기 때문에 조건 없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동족애 차원으로 보기에는 너무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다. 북한정권의 사상이나 실체를 잘 모르면 6·25전쟁 같은 민족비극이 한반도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6·25전쟁 60주년 기념일을 맞이하는 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후세대들의 안보관이 흐트러져 있다면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6·25전쟁에 대한 교육이 계기교육 정도로 이루어진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 달이기 때문에 전쟁기념관, 6·25전적지, 전쟁기념비 등을 찾아가 체험학습을 통해 국가의 안보 없이는 우리나라의 발전과 행복한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정신무장교육이 자라는 세대들에게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으로 6월을 보냈으면 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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