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과 행복지수는 반비례하는가?

2010.09.06 14:11:00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에서는 행복지수(HPI)라는 것을 조사해서 발표하고 있다. 행복지수는 각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인간개발지수(HDI) 등을 통해 산정된다고 한다. NEF 측은 "낮은 소득만이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아니다"며 "긴 근무시간과 공동체 의식 부족,의욕감퇴,수동적인 생활습관도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전하고 있다.

2009년 세계 행복 지수를 보면 143개국 중 1위-코스타리카, 2위-도미니카 공화국, 3위-자메이카, 4위-과테말라, 5위-베트남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은 68위, 프랑스는 71위, 영국은 74위, 미국은 114위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6500달러에 불과한 중미 '코스타리카'는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생물종을 갖췄을 뿐 아니라 에너지부와 환경부의 통합으로 인한 산림벌채 감소, 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국가별 행복지수는 국민의 기대수명,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 환경파괴 현황 등을 고려해 작성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연파괴가 적은 삶의 방식을 가질수록 높은 행복지수를 얻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문명이 발달되고 살기가 좋아지면 행복지수도 높아져야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대부분 개발이 늦고 국민소득이 낮으며 잘살지 못하는 나라들이다.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봐도 지금보다 훨씬 못살던 농경사회가 더 행복했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로 급변하면서 우리의 생활은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핸드폰을 대부분 가지고 있으며 한 가정에 한 대 이상의 자가용시대에 살면서 주거 문화도 대부분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가정에는 첨단기술로 만든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지구촌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교류하며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의 편리함 때문에 길거리의 빨간 우체통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종이에 편지를 써서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 여유로움은 거의 볼 수 없다. 각종 모임도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하는 편리하고 속도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주변에 속도가 느린 것들은 점차 외면을 당하고 있다. 농촌에서 볼 수 있었던 소달구지가 사라지고 소의 힘을 빌려 농사를 짓던 쟁기나 써레도 사라졌다. 못줄을 띄워 모내기를 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농사철에 아낙네들이 머리에 들밥을 이고 가던 모습도 볼 수 없다. 가을철 추수를 하며 타작 밥을 먹으며 이웃과 정을 나누던 모습도 볼 수 없다. 편리한 기계가 빠른 시간에 농사일을 모두 해주기 때문이다.

아이까지 적게 낳아 동네아이들이 모여서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사촌이면 가까운 사이인데도 명절이나 집안애경사가 있을 때 어른들이 촌수를 일러주지만 남이나 다름없는 서먹한 사이가 된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기 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게임하는 것을 더 즐긴다. 또래친구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정을 주고받는 기회가 적어졌고 문명의 이기를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인성교육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행복을 느끼는 것은 값비싼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친구나 가족 등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정을 나누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도 모두 사람이 만든 것인데 가장 존중 받아야 할 사람이 기계의 노예가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명의 발달이 아무리 좋아도 자연과 함께 사람이 존중받고 서로 정을 주고받으며 여유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우리국민의 행복지수는 올라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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