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보다 부모 마음이 더 애타는데…"

2010.11.20 09:34:00

오늘 수능시험일.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보다 그 부모가 가슴 졸이고 더 애가 탄다. 수능 추위는 없었다지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게 부모 마음인지?

오늘 아침 일정을 시간 순서로 살펴 본다.

05:00 밖은 아직도 어두컴컴하다. 아내가 기상하여 밥을 안치고 김밥을 말을 준비를 한다. 1주일 전 딸이 예행연습으로 점심 김밥을 먹어 이번에도 그대로 하려는 것이다. 아내는 종이 가방에 김밥, 보리차, 쵸코렛을 넣었다.

06:00 수원에서 안양으로 출발. 딸 하숙집으로 가는 것이다. 도착하자 마자 묻는 말 "아침은 먹었니?" 아침을 먹어야 수능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묻는 말 "수험표는?" 오늘 제일 중요한 것이 수험표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묻는 말, "핸드폰은?" 핸드폰이나 MP3 를 소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06:40 아직도 어둡다. 시험장을 향하여 출발한다 . 06:50 시험장교에 도착하니 일찍 응원 나온 재학생 50 여명이 보인다. 격려 현수막도 보인다. 따뜻한 차를 나누어 주는 모습도 보인다. 08:10까지 입실이다. 여유 시간이 있는지 차 안에서 대기하면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딸의 목소리를 들으니 국사 공부를 하고 있다.

07:20 딸은 인파를 헤치고 교문을 지나 교실로 들어간다. 시험감독 차량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응원과 격려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늘어났다. 함성 소리도 들린다.

07:45 수원 집에 도착. 아내가 준비한 김밥을 아침으로 먹는다. 1주일 만에 다시 먹는 김밥이다.

1차 수시에 최종 합격한 아들은 이제 관심에서 조금 멀어졌다. 알아서 아침 먹고 알아서 친구와 함께 시험장으로 향한다.

대한민국에서는 고3 학부모가 되어보아야 진짜 학부모라는 말이 있다. 시험장 앞에서 교문에 들어가는 수험생을 보니 대개 엄마가 동행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가족의 격려가  큰 힘이 되는 것이다.

버로 어제는 대학 3학년인 조카가 찾아와 동생들에게 시험 잘 보라는 격려 편지와 쵸코렛을 선물로 주었다. 지난 일요일에는 누나가 와서 쵸코렛 선물을 주었다. 필자의 직장에서도 선생님 몇 분이 찹쌀떡과 쵸코렛, 담요를 선물로 건네 주셨다. 아내 직장에서도 아들과 딸 수능 선물이 도착하였다. 모두들 고마운 분들이다.

오늘 일을 겪고 보니 수능을 치르게 하고 대학을 보낸 선배 학부모들이 위대하게 보인다. 우리 학교 모 부장선생님은 대학 졸업후 취업 걱정은 이보다 더하다고 미리 뀌띔한다.

우리네 부모들의 자식 걱정, 이것은 종교와 같다. 자식 잘 되기를 비는 마음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자식을 낳고 길러보아야 부모 심정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어른들은 말한다. 그 말씀 틀린 것 하나도 없다.

지금 이 시각에도 부모 마음은 걱정에 쌓여 있다. "우리 딸, 시험은 잘 보고 있는지?"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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