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초리 드는 교사가 되고 싶다 ③

2011.08.09 22:54:00

교사가 회초리를 사용하는 것은 상황을 바로잡는 잣대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다 맞추어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수준별 수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全학교가 실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는 학생의 심리적 상태를 잘 파악한다. 학생들이 지루할 때면 달콤함 사탕같은 이야기로 이끌어 가고, 산만할 때는 따끔한 회초리로 분위기를 쇄신하는 그런 소양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교사가 수업 시간에 회초리를 든다. 안 든다는 전적으로 수업을 파악하는 교사 자신의 수업 장악 능력에 달려 있다.

요즘 교실 수업에 임하는 교사 유형은 두세 가지로 나누어지는 것같다. 잠자는 학생을 용서하지 않은 교사, 잠자는 자를 깨워도 말을 듣지 않으면 방치해 버리는 교사, 시작부터 듣는 자만 데리고 수업을 하는 교사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유형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있음은 “학생인권헌장이다”하면서 학생의 목소리가 교사의 목소리를 넘어서려고 하는 데서부터 일어난다고 추측된다. 확실히 학생들은 인터넷을 타고 돌아다니는 회초리 근절에 많은 기세를 받고 있음은 무실할 수 없다. 교사가 회초리로 때리려고 하면 맞기를 거부하는 학생이 있고, 정면으로 교사에게 회초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상황을 베테랑 교사는 능수능란하게 넘어가기도 하지만, 교육에 주체성을 확고하게 주장하는 교사는 용서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로 인해 교사와 학생간의 마찰이 발생하곤 한다.

교사가 수업을 하는데 있어 수업만 하면 그만큼 편한 것도 없다. 잠을 자든 말든 교사가 채근하지 않은 한 교사와 학생 간에 마찰이 일어나지 않는다. 학교 현장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교사가 그래도 교육에 대해 학생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열정을 소유하고 있는 자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교실 수업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우수한 학생일수록 불만이 적고, 잠자는 학생이 거의 없다. 그러기에 우수한 반에서 교사가 수업하기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수업시간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수업을 억지로 받는 학생이 대체로 많다. 인문계를 어쩔 수 없이 와야만 했던 학생, 수업에 흥미없는 학생, 수업 외 다른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학생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을 회초리로 다스리면 대체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는 학생들과 회초리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회초리가 교사의 수업권을 이끌어 가는 열쇠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임을 학생들이 인지하여야 한다. 수업 시간에 회초리가 교사의 수업권을 보조하는 도구로 작용하는 교실이라면 교사는 회초리를 반드시 들고 수업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잠자는 학생이 있어도, 떠드는 학생이 있어도, 태도가 바르지 않은 학생이 있어도, 교사가 학생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속된 말을 듣기 싫어 넘어가는 것이 다반사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어떤 학생은 매를 맞으면 기분 나쁘다고 교사의 정면에서 비속어를 표현하기도 하고, 교사의 차에 흠집을 내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차의 어느 한 곳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차라리 그냥 두어도 누가 말하지 않는데 굳이 나서서 고생을 하느냐고 마음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나 교사의 회초리는 아끼면 아낄수록 우선 먹는 곶감만 달 뿐이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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