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전개, 발문, 차시예고' 교사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용어들이다. 수업공개후 평가회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용어들이기도 하다. 이런 용어들을 일반인들에게 내 놓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무슨 용어인지, 어디에 사용하는 용어인지 잘 모를 것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학생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용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원평가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에도 이런 용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용어들을 정확히 알고 있는 교사들은 동료평가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나 학생들은 이런 용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훌륭히 평가를 할 수 없다. 교사들인 우리들은 이런 용어를 별 생각없이 사용하게 된다. 교원평가에서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주 쉽게 동료평가가 가능하다.
학부모들은 이런 용어들이 낯설을 것이다. 그래도 평가를 하라고 하니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가 평가에 참여한 비율이 30%도 안된다고 한다. 30%도 학교에서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서 얻어낸 결과이다. 왜 학부모들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을까. 담당교사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여건상 공개수업을 단 한번도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떤 교사는 학부모 단 한명이 평가를 했다. 이럴 경우 그 학부모의 평가에 따라 그 교사의 평가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만점을 줄수도 있고, 평균이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명의 평가결과가 평균이고, 최종결과가 되는 것이다. 두명이 했을 경우도 비슷하다. 실제로 필자의 학부모 평가에 두명이 응답했다. 한명은 만점을 주었고 또 한명은 그것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줬다. 평균은 전체평균보다 높게 나오긴 했다.
교사들은 낮은 점수를 받으면 연수를 받아야 한다. 한 두명의 평가 결과때문에 연수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의제기가 가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교원평가 2년째의 학교현실이다. 학생평가도 객관성이 떨어진다. 손이 가는대로 클릭하는 학생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모든 과목의 교사를 평가하는데 2~3분 밖에 안걸린다. 5분 걸리면 많이 걸리는 것이다.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정리를 해 보면 학부모나 학생 만족도 조사에서 '1. 선생님의 수업에 만족하십니까?' '2. 선생님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느정도 만족하십니까?' 이렇게 단순하면서 쉽게 질문할 수 없을까. 요즘 서울시내 학교들은 학교장 경영능력평가를 받고 있다. 교장 경영능력평가의 문항은 5개 정도이다. 아주 쉽게 아주 단순하게 되어있다. 교원평가도 이렇게 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을까.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문항이 필요없다. 단순하면서 함축적으로 질문하는 문항이 필요하다. 그냥 학생은 선생님을 존경합니까.라는 등의 문항으로 묻는 것이 도리어 더 좋지 않을까.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평가를 하도록 하는 것은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누구나 쉽게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문항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명의 교사를 평가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평가때만 되면 피곤하고 짜증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