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분류해 본 돈(錢)이야기

2012.07.19 11:21:00

돈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물물교환(物物交換)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초기의 돈은 조개 같은 자연물을 돈 대신 사용하였다. 그래서 돈과 관련된 한자에는 조개패(貝)가 들어 있다. 청동(靑銅)으로 엽전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동전(銅錢)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쇠로 만든 돈도 동전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1원짜리 동전은 보기 힘들고 10원짜리 동전도 거의 유통이 되지 않을뿐더러 동전을 만드는 비용이 훨씬 더 들어가는데도 화폐의 유통을 위해 없앨 수도 없다고 한다.

현금으로 월급을 받던 시절은 이미 사라지고 통장계좌로 입금이 되기 때문에 돈을 만져보기가 힘들어 졌다. 가계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를 할 적에는 대부분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편리해 지기는 했어도 돈을 주고받는 재미는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도 부정한 돈만은 거래의 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 주고받는다고 한다. 돈이란 인간의 삶에서 거래의 수단인데 많은 사람들은 돈을 삶의 목적으로 생각하고 이(利)를 쫒아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작금에도 부정한 돈을 거래하여 평생을 쌓아온 명예를 추락시키는 인사(人士)들을 볼 때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돈을 필자의 기준에 따라 색깔로 분류해 보았다.

흰색(白)으로 분류한 돈은 가장 깨끗한 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설날에 신권(新券)으로 봉투에 넣어서 주는 세뱃돈이 아닐까? 또는 어르신들의 생신날이나 명절에 자녀들이 봉투에 담아 드리는 용돈은 정성과 존경의 마음이 담겨있어 흰색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녹색(綠)으로 분류한 돈은 나라의 공무를 수행하고 받는 월급 즉 옛날의 관리들이 받았던 녹봉(祿俸)을 들 수 있다. 주로 공무원이 받는데 공적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사람에게 주는 급료 같은 것을 녹색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청색(靑)으로 분류한 돈은 지적재산권에 속하는 정신활동으로 받는 원고료, 저작권료가 있을 것이다. 예술 활동을 하는 배우, 예술가, 운동선수 등이 재능이나 능력의 대가(代價)로 받는 돈을 청색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황색(黃)으로 분류할 수 있는 돈은 주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이익을 창출하여 벌어들이는 돈을 상징 할 수 있다. 돈을 황금에 비유하듯이 이 부류에 해당하는 범위가 가장 클 것이며 돈의 흐름도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경제활동을 주도하는 돈이기 때문에 유통규모가 매우 커서 욕심을 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적색(赤)으로 분류할 수 있는 돈은 정당한 방법 외에 다른 사람을 유인(誘引)할 목적으로 거래되는 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색분자들이 활동자금으로 주고받는 돈이나 노력을 하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는 도박판의 돈, 사기(詐欺)를 쳐서 착취하는 돈처럼 그 거래의 목적이 불순한 돈을 들 수 있다.

흑색(黑)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검은돈은 햇빛을 보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남의 눈을 피하여 몰래 거래되는 지하경제라고 할 수 있는 돈일 것이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이나 어떠한 대가(代價)를 얻기 위해 주고받는 뇌물로 주는 돈, 비밀계좌나 타인명의로 숨겨두는 돈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조상들 중에는 참다운 선비정신으로 청빈한 삶을 살다간 분들이 많이 있다. 명예가 높고 벼슬까지 하여 부족함 없이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도 부정한 돈 때문에 추락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욕심을 다스리지 못하고 평생 동안 쌓아온 명성에 먹칠을 하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후회하는 인사들을 볼 때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이는 의(義)보다는 사사로운 이(利)에 사로잡혀서 가족과 후손은 물론 그를 존경하던 많은 사람들까지 배신하는 어리석음이다. 자라는 학생들에게 황금만능주의 보다는 땀 흘려서 노력의 대가로 돈을 벌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경제교육일 것이다. 적색과 흑색으로 분류한 부정한 돈과는 인연을 끊는 정직하고 청렴(淸廉)한 삶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어야 선진국대열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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