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늘 새롭게 하기

2012.09.19 11:55:00

주 1회 단골로 가는 산행, 새롭게 하는 방법은? 능선에서 조금 벗어나면 보이는 시각이 다르다. 못 보던 것을 볼 수 있다. 산행 코스를 달리하면 산의 전혀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아침을 산에서 먹으면 더욱 새롭다. 늘 가던 길, 아무 생각없이 그대로 가면 새로운 감흥이 없다.

지난 일요일 수원의 칠보산을 찾았다. 산높이가 낮아 여성에게 알맞고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 인근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뒷동산 오르듯 여기를 찾는다. 칠보산의 장점은 솔잎 오솔길. 수 십년된 리기다소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솔바람을 느끼며 솔향내를 맡을 수 있다.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태풍의 영향인지 곳곳에 버섯이 피어났다. 대부분이 독버섯이라 함부로 먹었다간 생명을 잃는다. 판매를 위해 인공적으로 재배한 버섯이 안심이 되는 것이다. 볼라벤이 지나간 흔적으로 쓰러진 나무들도 보인다.

호젓한 산길이 좋아 서울대학교 학술림 쪽으로 오르니 작은 연못이 보인다. 수심이 깊다는 위험 표시도 있다. 산 중턱에 올라 집에서 준비해간 아침을 먹으니 느낌이 새롭다. 이어 오르니 곧바로 능선과 맞닿는다. 늘 보던 화성시 쪽 울타리. 아마도 개인 소유지인가보다. 가까이 접근하니 울타리에 무엇이 붙어 있다.

아하! 설치 미술. 누군가 주위 나뭇가지나 돌 등 자연물을 이용하여 울타리에 물고기를 만들어 놓았다. 작은 철사로 연결해 물고기 모양을 살린 것이다. 아마도 예술을 사랑하는 등산객이라고 생각이 든다. 칠보산 능선에서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울타리를 따라가다 보니 어천 저수지가 보인다. 그래 저 길은 처음이지. 길 따라 가니 동물 형태의 바위도 보이고 군부대가 나타난다. '위국헌신, 군인 본분'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다'라는 글자를 보고 군인의 올바른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땅에 떨어진 도토리들이 가을을 알려준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주워가는 사람도 없다. 정상을 지나 출발지로 하산이다. 이맘 때 볼 수 있는 누리장 나무의 열매가 인상적이고 그 옆에는 우리 환경을 파괴한다는 미국자리공도 열매를 맺고 있다.

산행은 참 좋다. 우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주 1회 등산만 해도 오십견은 사라진다. 그 동안 나누지 못한 부부간의 대화는 소통의 부재를 해결해 준다. 부부애를 증진시켜 준다. 산의 동식물을 보면서 이름을 확인하고 생물공부를 한다.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솟았던 땀이 쏙 들어간다.

산행, 구태의연하게 가던 길 그대로 반복하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 느끼는 것이 없고 시각 잔상에 남는 것이 없다. 산행에서도 늘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 산행이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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