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성 교육이 지름길이다

2012.09.20 20:20:00

올 여름 마지막 피서라며 송계계곡 야영장 솔밭에서 야외용 자리를 깔고 쉬면서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도 하고 돌아왔다. 아내는 딸이 가져온 물 묻은 자리를 말리려고 아파트 빈 공간에 널어놓았다. 저녁때가 되어 걷으러 가더니 3개중에 가장 좋은 것이 없어졌다고 하였다. 얇고 낡은 자리는 그냥 두고 좋은 것만 누가 가져간 것이다.

물건이 탐이 난다고 가져가면 절도가 아닌가? 장발장은 배가 고파서 빵을 하나 훔쳤다고 엄함 형벌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에는 절도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는 범죄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고 남의 물건을 집어간다. 쓸모가 없어서 버린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말이다. CCTV에 찍혔을지 모른다고 관리사무소에 가서 녹화화면을 돌려 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그 매트는 자갈바닥에 깔아도 푹신하고 좋다며 아까워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까지 했다. 내 마음만 믿고 밖에다 널어놓은 사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길에서 흘린 돈을 보면 그 자리에서 날아가지 않도록 돌로 눌러놓고 간다고 한다. 잃어버린 사람이 찾으러 오면 바로 찾아가도록 배려한다. 사과나무 가로수의 사과가 잘 익도록 손을 대지 않는 사회라야 서로가 믿고 살 수 있는 좋은 나라가 아닐까?

차량이 급증하면서 운동부족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자 자전거 교통수단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연료가 들지 않고 운동도 되기 때문에 자전거 길을 많이 만들어 전국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 인구가 많이 늘면서 몇 천만 원 하는 비싼 자전거도 나왔다고 한다. 자전거 붐이 일자 곳곳에서 자전거 도둑이 극성을 부려 보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잠금장치를 해놓은 자전거를 핸들이나 안장 등 부품을 분해하여 훔쳐간다고 한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훔쳐가면서도 얼굴하나 붉히지 않는 양심이 실종된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자식을 키우듯이 봄부터 땀 흘려 농사지은 고추, 참깨, 과일 등을 훔쳐가는 얌체 같은 도둑이 농심(農心)을 절망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 뿐인가? 시정장치가 잘되어 있는 고급차량 문을 열어 귀중품을 훔치고 고급주택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도둑질을 한다. 절도범들이 절도행각을 하며 부녀자에게 성폭행까지 일삼고 있다. 이런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사회악을 제거하는 데는 형사 처분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

옛말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다. 도벽성이 있는 아이들은 사랑이 결핍되었거나 결손가정 아이들이 친구의 돈이나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있다. 어려서부터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정직성을 보고 자라기 때문이다.

잘못된 손버릇을 못 고치고 대도(大盜)가 되어 교도소에서 출소한 아들이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어려서 작은 물건을 훔쳤을 때 매질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주지 않았다고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리며 원망하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만 큼 어릴 때의 습관이 중요하고 어릴 때의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국력이 많이 성장하였고 경제수준도 선진국대열에 진입하고 있으나 국민의 도덕수준은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눈만 뜨면 TV 뉴스에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나오는데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지도층에 있는 어른들이 거짓말을 하고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모습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국민을 대표하여 나라 일을 한다는 분들이 부정과 비리에 얼룩진 모습은 없어졌으면 한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지나친 경쟁으로 내몰아 1등만 하라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믿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우선은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정직성교육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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