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즐거움, 딱따구리 발견!

2012.11.05 16:01:00

아무리 바빠도 일부러 산행에 시간을 낸다. 나 나름대로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부부 산행의 좋은 점은 건강을 다지면서 평상시 못한 대화를 나누는 것. 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며 올바른 대인관계를 서로 코칭하기도 한다. 부부간 중요한 소통의 시간이다.
 
산행 중 처음보는 식물을 발견하면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곤 집에 와서 그 식물에 대해 공부한다. 이름이 무엇인지 특성이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산행 중 늘 보던 식물은 다시 한 번 식물명을 확인하니 복습이 된다. 산행이 자연공부의 시간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 인근 칠보산을 찾았다. 밤나무 단풍을 보니 가을 분위기가 완연하다. 햇빛에 빛나는 억새는 장관이다.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단풍이 떠내려 가는 모습을 보면 세상 번뇌와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이래서 산행이 좋은 것이다.






'탁탁 탁탁...' 산새가 우릴 반겨 준다. 자세히 보니 딱따구리다. 광교산 백년수에서도 자주 보았던 새다. 그런데 광교산의 쇠딱따구리보다는 크기도 크고 배아래 부분이 붉은색이다. 그런데 머리에 붉은색은 없다. 무슨 딱따구리일까? 이렇게 산새공부도 하는 것이다.

가까이 가면 날아가므로 한 20미터 지점에서 카메라의 줌을 당기면서 새를 관찰하였다. 죽은 나무가지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으면서 돌아가면서 구멍을 파고 올라간다. 줄기 속에 있는 벌레를 찾아먹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무려 10여분. 오전 11시 정도이니 아마도 점심이리라.

우리는 산에 있는 죽은 나무가 쓸모없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그 나무도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한 몫을 한다. 나무는 벌레의 먹이가 되고 그 벌레는 새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이 유지되는 것이다. 숲에 인공의 힘이 가하지 않더라도 나무는 스스로 가지치기를 한다. 적자생존의 원칙이 적용된다.

우리가 산에서 새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필자의 경우, 우선 걸음을 멈춘다.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숲은 그들의 보금자리다. 인간은 잠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새를 관찰한다. 새이름을 아내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허리춤에 찬 카메라를 꺼내든다. 기록으로 남겨 내 친구로 삼는다.

요즘 산새집 발견도 쉽지 않다. 산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산새집을 발견하면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라고. 그게 산새를 도와주는 것이다. 인간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자연의 혜택을 보는 인간이 훼방꾼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자주가는 칠보산은 등산길이 매력적이다. 요즘은 솔밭길, 신갈나무 단풍길, 팥배나무 단풍길이 운치를 더해준다. 맑은 계곡물에 잠시 손이라도 담그고 산새들과 친구가 되면 금상첨화다. 오늘 칠보산행, 큰오색딱따구리가 산행이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칠보산의 산새가 고맙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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