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담임’ 바빠도 너무 바쁘다

2013.04.01 11:55:00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3월 한 달의 학습 분위기와 생활습관이 일 년을 좌우한다는 생각 때문일까? 3월 달에 쏟는 선생님의 열정은 남달랐다. 아침 8시에 출근, 밤 열 시까지 하루 14시간 아이들을 위해 근무하는 선생님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율학습 감독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 아이들과 꾸준히 상담활동을 한다. 특히 아직 진학을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입시와 대학 관련 책자를 꺼내놓고 진학을 상담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그 어떤 진지함이 묻어난다.

특히 오랜만에 고3 담임을 맡은 선생님의 경우, 달라진 입시 제도를 잘 몰라 입시관련 책자와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알아 가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그리고 다년간 경험이 많은 선생님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가고자 하는 대학 정보를 찾아보는 선생님의 눈이 많이 충혈 되었지만 선생님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하나의 정보라도 더 알려주려는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담 후 목표가 생겨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은 흐뭇해하신다.

연일 이어지는 자율학습감독에 담임업무, 교재연구 그리고 각종 처리해야할 공문, 아이들 생활지도에 이르기까지 신학기 담임선생님은 바빠도 너무 바쁘다. 모든 공문은 제출 기일이 정해져 있기에 아무리 바빠도 기간을 꼭 엄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담임기피현상의 주요인이 지나친 교권침해로 알려졌지만 교사의 과중한 업무 또한 담임을 기피하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 교사의 업무 경감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일선학교에 교무 행정사를 배치해 두었으나 교사의 과다한 업무를 처리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밤 열시! 하루 일과를 끝내고 교무실 문을 나서는 선생님의 어깨가 유난히 축 처져 보인다. 며칠 전에 과로사로 숨진 친구의 장례식을 다녀온 최 선생이 퇴근도 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내게 던진 말이 떠올려졌다.

"김 선생님, 건강 챙겨가며 일하세요."

요즘 들어 선생님이 건강해야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선생님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만에 하나 무리하여 병이라도 나면 수업결손과 담임부재로 인한 혼선, 학습 분위기 저해 등으로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가 가리라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선생님의 현명한 건강관리와 아이들과의 적절한 피드백(Feedback)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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