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는 ‘성범죄’의 안전지대는 없는가

2013.04.30 10:51:00

점심을 먹고 난 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교사의 성범죄와 관련된 머리기사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기사내용에는 전국 초‧중‧고 일선 학교에서 최근 발생한 교사 성범죄 건수와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교사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은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그 놀라움이 더욱 컸다.

이 기사와 관련 네티즌의 반응이 궁금해 네티즌이 쓴 댓글 모두를 읽어 보았다. 읽어본 결과 글 대부분이 교사를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교사 모두를 한통속으로 몰아 쓴 댓글에 화나기도 했다. 한편 일부 부도덕한 교사들의 파렴치한 작태로 말없이 후세 양성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나 않을까 염려됐다.

모든 성범죄자들이 사회 지탄을 받는 것이 당연하나 특히 교사의 성범죄가 더 뭇매를 맞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건, 아이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교사가 성범죄의 가해자로 둔갑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아무리 교권이 추락했다 할지라도 이 정도까지 일 줄이야.

매년 교사의 성범죄가 줄지 않고 늘어나는 이유로 네티즌들은 성범죄자에 대한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들었다. 단순한 징계(금고 미만의 벌금형, 감봉, 견책, 전보 등)만 받고 나면 다른 제약 없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성범죄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에 학부모 단체와 네티즌은 교사의 성범죄를 단호하게 척결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티즌이 쓴 댓글 중에는 전국 초·중·고 모든 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과 여학생 학급의 담임을 여선생으로 모두 교체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교대의 경우, 남학생을 아예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리고 교육부 사이트에 성범죄 신고 란을 만들어 해당 학교에 주기적인 자체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글과 교사 성범죄 예방 대책으로 임용고사 시 인성에 더 비중을 둬 교사를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의 댓글을 쓴 네티즌도 있었다.

급변하는 우리 사회에 큰 이슈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 성으로 인한 문제들(성폭행, 성희롱, 성추행)이다. 특히 '성폭행'이 날이 갈수록 그 행위가 대담해 학부모는 '안전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성 그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는 만큼 학교는 형식적인 성교육이 아닌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주지시켜 줄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성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을 주기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특별한 관심을 두고 조심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본다. 만에 하나라도 성 피해를 당했을 때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신고 내지 전문가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최소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만큼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지 않을까. 교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제 학교도 믿을 수 없는 장소로 전락한다면 어느 학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학교로 보내겠는가?

철저한 성교육이 필요한 작금, 자칫 잘못하면 저지르기 쉬운 성폭행, 성희롱, 성추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선의의 가해자 내지 피해자가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성교육이 사안이 발생할 때만 국한되지 말고 주기적으로 이루어져 올바른 성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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