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찾기 정보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2013.05.18 10:16:00

요즘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가르친 학생들이 졸업 후 자신을 찾기를 바랄까? 답은 '아니다'이다. 왜 그럴까? 10여년 전만해도 선생님들은 자신이 교직에 몸 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닌 것이다. 그 만치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이다.

경기지역 전·현직 교원 83.4%가 제자들에게 스승 찾을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스승찾기 서비스에 현재 재직 중인 학교나 연락처 등 자신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공개는 어디까지나 본인 선택사항이다.


언론에 보도된 ‘스승찾기 정보 비공개 교원 비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경기도 전·현직 교원 10만3천20명 중에서 스승찾기를 위한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교원은 8만5천963명(83.4%)에 달했다.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은 셈이다.

인천의 경우, 경기도보다는 스승찾기 정보 비공개 교원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지역의 교육 문화풍토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은 경기도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비공개 비율이 2011년 12.6%, 2012년 13.1%, 2013년 16.2%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교원들이 스승찾기 정보 비공개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 정보 보호 차원도 있지만, 스승의 날을 빌미로 각종 상품 판매 권유를 하거나 학생 시절 쌓인 앙금을 이유로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제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각 교육청은 답변했다.

과연 그럴까? 인터넷 홍수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는 맞는다고 본다. 제자들의 상품 판매 권유는 아닌 것 같다. 어느 제자가 스승에게 상품을 팔려 하겠는가? 그러나 적대적 행위 증가에 따른 피해 예방 차원은 이해가 간다. 자신의 피해를 감수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의 스승존경 풍토가 점차 사라져가는 것 때문이 아닐까? 몇 년간 교단이 무너져 내리고 교권이 급속히 추락한 결과라고 본다. 심지어는 학생이 교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설을 하고 폭행을 가한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까지 찾아와 교사에게 폭행을 가하고 난동을 부린다. 이런 상황에선 교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라 교권이 추락하는데는 일부 교육감들의 학생 인권만 강조하는 교육정책도 한 몫 했다고 본다. 그러지 않아도 자기중심적으로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고 배려심 마저 부족한 학생들에게 학생인권조례는 악용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학생 인권은 소중하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다. 그렇지만 권리에 따른 의무를 먼저 이행할 줄 알고 교권과 조화를 이루면서 나아갔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교권과 충돌을 가져와 교권 추락이 가속화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사회가 힘을 합쳐 스승 존경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들 보는 앞에서 선생님 흉보기를 자제해야 한다. 자식교육을 위해서다. 교사들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교단 바로 세우기에 나서야 한다. 교육바로 세우기는 누가 대신하여 줄 수 없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간 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교실 수업 시간에 교육이 살아 숨쉬게 해야 한다.

이번 스승의 날 아침, 우리 학교 학생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학교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으로부터 축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은 청렴 때문에 축하문자로 대신한다는 아쉬움을 피력하였다. 스승찾기 정보를 자랑스럽게 공개할 수 있도록 선생님, 학생, 학부모, 교육청, 지역사회,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아마도 그것은 교권 바로세우기가 시작이라고 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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