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회 윷놀이, 친목 도모 최고!

2013.06.05 19:13:00

세상 많이 변했다. 옛날엔 남성 위주의 사회였지만 지금은 여성 상위시대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특히 교직사회에서 여성의 파워는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이 밀리고 있다. 숫자 면에서 열세다. 어떤 경우에는 약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 학교 남자친목회, 줄여서 남친회다. 어제 퇴근후 광교산 문암골 보리밥집에서 모임이 있었다. 모여서 저녁먹고 대화 나누고 윷놀이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교직원 73명 중 남성은 19명이다. 교원, 행정실, 운동부 코치까지 합친 인원 수이다. 오늘 17명이 모였다.


매월 일정액의 회비를 내면서 돈을 적립한다. 지난 3월에 갖고 이번 모임이 두번째다. 이런 모임을 통해서 친목을 도모하면서 서로 사귀는 것이다. 같은 직장이지만 교무실이 다를 경우 일년 내내 대화 나누기가 힘들다. 업무 관련성이 없으면 더욱 그렇다.

저녁 5시 30분. 음식점에 모여 저녁식사부터 한다. 메뉴는 오리백숙과 영양수육이다. 희망에 따라 음식을 먹는다. 술 한잔도 곁들인다. 이 때 회장이 편을 나눈다. 사다리타기로 하는데 고유번호를 정하면 4명 1조로 편성된다.

밖으로 나와 옆마당에서의 윷놀이. 규칙이 있다. 윷을 던지는데 1미터 정도 거리에서 던진다. 윷이 하나만 판에서 나가면 낙, 라인 밟으면 아웃이다. 이러다 보니 모나 윷 등 기술적 요인보다 낙이 많이 나온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낙은 웃음꽃을 피게 한다. 

광교산 녹음을 바라보면서 시냇물 소리 들으며 즐기는 윷놀이는 낭만이 있다. 그러나 욕심도 있다. 내기이므로 이겨야 하는 속마음을 숨길 수 없다. 어느 팀은 계속 끌려다니다가 역전을 한다. 낙만 10여 차례 하던 교사가 윷으로 상대방 말을 잡으며 역전시킨다.


필자의 경우, 다 이긴 것을 놓쳤다. 역전패 했다. 맨 마지막 말이 끝에 놓인 상황. 낙만 하지 않고 아무거나 나와도 이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무엇이 나왔을까? 나오기 어려운 '빽도'가 나왔다. 그대로 있었으면 상대방에게 '윷낀'을 주는 건데 '걸낀'을 주었다. 결국 잡혔다. 상대편은 환호성이다.

야구에서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데 윷놀이도 마지막 말이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상대방에게 말을 잡히면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진 것이다. 대신 상대방은 의기양양하다. 상대가 잘 되면 우리편이 불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를 격려할 수도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친목행사다. 이기려는 욕심을 억제하고 상대방에게 베풀려는 마음을 가지면 좋은 이미지를 준다. 억기로 이기든가 억지를 써서 이기면 친목이 깨진다. 윷놀이 규칙이 엄격하면 억지를 부릴 수도 없다. 어찌보면 승패를 운에 맡긴다.

윷놀이를 하는 동안 웃고 소리치면서 스트레스 다 해소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맥주 한 잔. 친목이 더 다져진다. 직장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다. 때론 충고나 조언도 오고간다. 필자는 '직장생활에서 먼저 화내는 사람은 미성숙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직장 화합을 강조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학교 남자 교직원, 윷놀이로 정신건강 평온함을 찾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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