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향적봉 다녀오다

2013.06.10 14:09:00

산행을 좋아하는 중학교 교장 4명이 오랫만에 경기도를 벗어나 덕유산을 찾았다. 오전 6시 50분 화서역에서 승용차로 출발, 무주로 향한다. 아침 일찍 우리 아파트에서 태어난 어치를 관찰하다 보니 모임 장소에 가기 바쁘다. 아내는 아침식사를 챙겨주고 간식으로 수박화채, 호두 알맹이를 배낭에 넣어준다.

휴일 경부고속도로, 오산 부근까지는 막히지만 그냥 뻥 뚫린다. 무주리조트까지 3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곳은 무주스키장으로 겨울에는 스키매니아들이 주로 찾지만 평상 시에는 등산객들이 찾는다. 곤돌라를 이용해 산을 오르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승용차로 꽉 차 있다. 가끔 단체 버스도 보인다. 편도 8천원의 승차권을 구입하면 1,520m 설천봉을 단 15분만에 오른다. 곤돌라 한 칸에 8명씩 줄지어 탄다. 여기서 600m 정도 더 걸어가면 남한에서 네번째 높은 향적봉(1,614m)에 도달한다. 땀을 흘리며 등산을 해야 하는데 정상 도착이 싱겁기만 하다.

환경론자들은 이러한 시설이 환경파괴를 가져온다고 하는데 나이 들거나 체력이 달리는 사람들은 쉽게 산 정상을 가까이 할 수 있다. 그 대신 사람들이 몰려든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자연 환경오염 요인이 된다. 그래서 그런지 향적봉 정상에 유난히 날파리들이 많다.




설천봉에서 등산로를 따라 향적봉으로 향한다. 이곳은 지금이 철쭉과 병꽃나무꽃이 만개했다. 등산객들은 6월 철쭉꽃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처음 보는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이름모를 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한다. 식물이름을 찾아서 써야 하는 것이다.

처음 보는 꽃, 식물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는다.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야생화 공부를 하는 것이다. 정상까지 가는데 등산로 주변을 독초인 박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잎모양이 애기나리, 둥글레와 비숫한 솜대. 그러나 꽃 모양이 다르다. 벌깨덩굴 보랏빛꽃을 동료교장이 가르쳐 준다.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쥐손이풀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해발 1,500m에서 2,500m 지역을 아고산대 생태계라고 한다.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은 적어 키가 큰 나무들은 자랄 수 없다. 중봉(1,194m)을 향해 가니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이 곳곳에 보인다. 이 나무들은 죽어서도 등산객의 사진 배경이 된다.

중봉 아래에서 점심을 먹는다. 매점에서 사온 순대, 떡볶이로 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후식으로 고구마, 참외, 토마토 등을 든든히 먹으니 요기가 된다.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가면 거리는 가깝지만 험한 코스다. 거리는 멀지만 코스가 순탄한 오수자굴 코스를 택하였다. 계곡에서는 잠시 발을 담그고 땀을 식혔다.




드디어 백련사에 도착, 경내를 둘러본다. 대웅전 옆 토끼풀밭에서 교육을 이야기 한다. 교장들이라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주로 학교 이야기다. 여기서 바라다보이는 능선이 선명하다. 산쪽 축대 돌맹이 위 다람쥐가 낯선 사람을 반겨준다. 이제 귀가를 서둘러야 한다. 

여기서 무주구천동 계곡이 시작이다. 탐방지원센터까지 6km 정도인데 이속대, 구천폭포, 명경담, 월하탄 등 장소에 걸맞게 이름을 붙여 놓았다. 무더위에 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물속까지 들어가 물장난을 친다. 그러니 이 곳은 물이 차가워 오랫동안 물속에 있을 수 없다. 한 여름철 피서지로 적격이라 생각된다.

구천동 지구에서 리조트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리조트 주자장까지 10분 정도 소요된다. 다시 승용차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한다. 오늘 덕유산행. 맑은 공기 마시며 아고산대 생태계를 보았다. 이름 모를 식물들은 카메라에 담아 과제로 가져왔다. 곤돌라 산행이 편하긴 하지만 땀의 소중함을 잊게 했다. 정상 도전감과 성취감을 맛 보는 것이 부족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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