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중요한 동반자

2013.06.18 23:26:00

얼마 전 중학교 교장으로부터 학부모 연수 강사 요청을 받았다. 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하는데 그 전에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주제로 연수를 해달라는 것이다. 친분도 있고하여 거절하지 못하고 수락하였다. 그 때부터 고민이 깊어진다.

학부모 대상 강의는 주제 정하기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론 강의를 할 수도 없고 우리 학교 혁신교육 사례를 우수사례라고 소개하면 겸손하지 못하고. 책꽂이 교육서적을 꺼내 목차를 훑어본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이 소개한 '학교의 특성' '학교의 조직 특성'에 눈길이 간다.

그러나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학자들의 이론에 불과하다. 현장성이 결여되어 있어 공감을 얻기 어렵다. 교직 선배인 누님과 작은 형님에게 조언을 구하니 잘 해도 칭찬 받기 어렵다고 경험담을 이야기 한다. 또 특강을 요청한 학부모들의 수준이 높다는 후문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 끝에 그 동안 필자가 집필한 교육칼럼집을 훑어보기로 했다. 내가 경험하고 직접 집필한 것이기에 자신있게 강의를 펼칠 수 있고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자녀교육과 학교교육에 관한 것을 간추리면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그러니까 원고 가닥이 잡힌다.


그 학교 담당 부장님께 전화로 주제를 알려주고 며칠 후 원고를 발송하였다. 이제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전개할까? 혼자 일방적 강의는 안 된다. 서두에 초청해 준 교장의 교육열정을 잠시 소개하였다. 몇 년 전 봉사활동 시범학교 유치 및 보고회에서 받은 인상을 이야기 한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다음은 주제와 관련된 괄호 넣기. '학부모는 학교교육의 중요한 (    )' 괄호 속에 맞는 단어를 넣어 주제를 명료화시키는 것이다. 감독자, 감시자, 지지자, 협조자, 격려자, 후원자, 협력자, 조언자 등을 넣을 수 있다. 모두 다 맞지만 어디에 비중을 크게 두어야 할 것인가? 자존심이 강한 교원들이다. 학부모들은 그들에게 힘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어 학교교육의 현실 소개 동영상 소개. 필자가 아마추어 영화감독으로서 제작한 청소년 드라마 '휘발유 3천원 어치'(상영시간 4분)를 방영하니 주위가 집중되고 분위기가 잡힌다. 그 다음은 도입 단계.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녀들이 공부 잘하기 원하시죠?" "자녀들이 성공과 출세를 바라고요?"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기 바라시죠?"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마크 매코맥의 저서를 인용하는 것이다. 연구 내용은 바로 목표와 계획 유무에 따라 인생, 삶의 질, 사회적 수준이 달라진 사례를 소개하였다. 필자는 여기서 목표와 계획 이외에 ‘기록의 힘’을 강조하였다. 

둘째 꼭지로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수업 참관 방법으로 과거 교사의 교수에 촛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요즘에는 학습에 맞추어야 함을 이야기 한다. 자녀들이 혼자서만 앞서가지 말고 공부 못하는 급우들을 가르치면서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우리는 말하는 것의 80%를 기억하고 말하고 행동하면 90%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섯 꼭지를 만들었다. 맨 마지막은 평소 학부모들에게 강조하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선생님 흉보지 말라고. 그것은 교사가 잘 나서가 아니라 내 자식 교육을 위해서라고. 부모가 앞장서 교사를 흉보는 순간 교육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잘못된 가정교육이 학교교육까지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현명한 부모는 자녀 앞에서 결코 교사 험담을 늘어놓지 않는다고.

학부모는 학교교육의 중요한 동반자이다. 함께 힘을 합칠 경우, 교육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교육의 훼방꾼이나 방해자로 등장한다면 교육 망가뜨리기 세력이 된다. 교육의 감독과 감시 기능은 20~30% 정도만 하고 격려와 지지, 협력자 역할을 70~80% 정도하는 것은 어떨까? 학부모는 학교교육의 쌍두마차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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