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광교 저수지 오솔길 즐기기

2013.06.23 21:31:00

얼마 전 날씨가 30도를 넘는 폭염이었다. 가까운 곳을 찾아 산행은 해야 하겠고. 좋은 방법 없을까? 있다. 바로 광교산 수변 산책로를 거니는 것. 이 사실, 광교산을 좋아하는 수원시민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수원의 명산이면서 치유의 공간인 광교산. 대개 경기대 종점인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경기대쪽으로 가다가 좌회전하면서 능선을 탄다. 아마도 광교산을 찾는 분들의 반 수 이상이 이 코스를 애용한다. 하광교 종점에서 모여 출발하기도 하지만 이 곳에서 대부분 모인다.

이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아 무리가 가지는 않지만 코스가 길다. 보통의 체력이라면 형제봉까지는 그런대로 가지만 비로봉, 시루봉까지 가면 숨이 차다. 자칫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폭염일 경우, 사고의 우려도 있다. 일사병이 우려된다.




이러한 때 광교수변 산책로 코스를 권유하고 싶다. 지난 일요일 광교저수지를 찾았다. 날씨가 무더운지 반딧불이 화장실 주변의 등산객이 그다지 많지 않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산행을 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산행도 즐기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필자의 경우, 집안 일 정리하고 집에서 출발한다. 문암골에서 보리밥으로 점심 간단히 한 후에 고속도로 다리 아래 광교쉼터로 간다. 거기에서 저수지 다리를 건너 산기슭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는 산책로를 걷는다. 경기대 버스 종점으로 내려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 귀가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저수지 제방을 지나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것이다. 근래 마련된 수변산책로 데크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햇빛이 강하다. 이 코스의 좋은 점은 차량 통행 도로와 거리가 떨어져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오솔길을 걷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아내와 동행하면서 본 것을 스케치해 본다. 저수지 상류 쪽에서 백로와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목격된다. 단풍나무 열매가 잎 위로 치솟아 잘 자라고 있다.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잉어들의 유영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날은 보기 힘든 남생이도 보았다. 몇 년 전 바위 위에서 햇빛을 즐기던 남생이 그 모습이다.

저수지 건너 편에서 줄지어 햇빛을 즐기는 가마우지도 보았다. 가마우지 다섯 마리가 휴식을 취하는지 같은 간격으로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다. 상류 쪽에서 잠수하는 가마우지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저수지의 잉어를 보려면 썬글라스를 쓰면 자세히 볼 수 있다. 맨눈으로는 얼 비추어 보인다.

이 코스의 장점은 중간중간에 벤치가 놓여져 저수지를 바라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가 평이하니 부모와 함께 나온 어린이 산책객이 많고 60대 이후의 노인들이 많이 보인다.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 몇 분들도 저수지를 바라보며 산책하는 모습이 보인다.  

광교쉼터 옆 정자 근처에서는 청설모가 나타나 재롱을 피운다. 사람들이 흘린 음식물을 먹고 산책객들을 맞이해 준다. 상류쪽 개울 옆에는 가족 단위 산책객들이 돗자리를 깔았다. 마치 이 곳에서 피서를 즐기는 듯 싶다. 광교 저수지 오솔길, 무더운 여름날 가족 단위로 어린이와 함께 또는 집안 어른들을 모시고 효도 차원에서도 좋다. 무더위, 이열치열도 좋지만 시원한 저수지 바람이 더 좋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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