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외도 소매물도 여행기

2013.08.02 20:53:00

지난 7월 30일부터 1박2일간 가족 피서를 다녀왔다. 피서라기보다는 가족 여행이다. 가족 추억만들기 일환이다. 요즘 말이 가족이지 대화가 별로 없다. 부부는 직장일에, 자식들은 학업에 바쁘다. 각자 자기 영역에서 일하다 보니 집은 가정이 아니라 그냥 머무는 공간이다.

방학하면서부터 아내는 여행 타령이다. 해외여행으로 일본 다녀오자는 것을 요즘 반한감정도 있고 한데 구태어 일본까지 갈 필요가 있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국내 여행으로 바꾼다. 해외여행 맛이 따로 있지만 국내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보고 싶다.


목적지는 외도와 소매물도. 섬여행이다. 외도는 중학교 교감 시절 3학년 졸업여행 인솔 차 다녀온 적이 있다. 전직 교사였던 부부가 섬 전체를 정원으로 꾸민 것이다. 안내하는 분들은 입장료 이야기를 하며 돈 이야기를 한다.

배에서 안내를 맡은 선장은 처음 7척이었던 유람선이 33척이 되어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말한다. 배 하나에 100명이 타고 하루 1회만 운행하여도 3,300명이 일일방문객수이다. 언론보도를 보니 외도를 찾는 관광객수가 100만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상이 다 돈으로 계산되는 것은 아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꿈과 용기, 불굴의 정신, 애국, 공익, 배려, 타인을 위한 봉사 등. 여기 외도의 부부도 오늘이 있기까지 갖은 고생을 했다. 밀감농사 3천그루, 편백 방풍림 8천그루, 양돈 80마리 실패의 쓰라림을 겪었다. 그러나 그것을 다 이겨내고 식물원을 가꾼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영광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튿날은 소매물도(小每勿島)를 찾았다.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섬이다. 통영항에서 06시 30분 배편을 이용하였다. 거리는 26km 인데 도착까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여름에 섬을 찾는다는 것, 처음엔 피서인 줄 알았는데 이열치열이다. 웃옷이 땀으로 젖는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려면 체력도 있어야 한다.

망태봉에서 내려다 본 등대섬이 아름답다. 모세의 기적이라는 바닷길이 열리니 몽돌을 밟으며 70미터 바닷길을 건너서 등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곳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찾았는지 생태계 복원이 한창이다. 관광은 좋지만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면 자연이 파괴된다.

여기서도 직업은 못 속인다고 하던가? 지금은 폐교가 된 소매물도 분교를 들렸다. 1969년에 개교하여 1996년 폐교되었는데 졸업생이 131명이라고 한다. 대충 계산하니 한 해 졸업생이 4,5명 된다. 운동장은 잡초로 우거졌고 시이소오와 미끄럼틀은 형체만 겨우 남아 있다. 폐교 활용의 효율적인 방안은 없을까를 생각해 본다.

이번 아내, 딸과의 가족여행. 1박2일에 비용은 40여만원이 들었다. 갈 때는 열차편으로, 현지에서는 주로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였다. 호텔 숙박비용은 7만원이다. 해외여행보다 비용은 절감했지만 가족간 상호 이해가 필요함을 느꼈다.

한 가족이지만 성격이 다 다르다. 계획을 미리 세우고 준비를 강조하는 필자. 그러나 아내는 자유분방이다. 이번 계획 아내가 세웠다. 스마트폰 사용능력이 뛰어난 딸이 길거리에서의 시간 낭비를 막아 주었다. 필자가 딸에게 한 말이다. “이것이 네 엄마 특성이란다, 알았지!”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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