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어떻게 보내셨나요?

2013.08.17 10:19:00

광복 68주년 기념일인 어제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자식들이 집을 떠나 있어 교사인 아내가 태극기를 꺼내 아파트에 내다 건다. 누가 교육자 아니랄까 보아 행동이 늘 교육적이다. 사실 자식들이 있을 때에도 국경일에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태극기를 걸었다.

아파트 동대표 회장이라 행동이 늘 조심스럽다. 외출 시 복장도 그렇고 재활용품 내다 놓을 때에도 복장에 신경이 쓰인다. 아내는 출근길 복장에 대해 잔소리 한다. 당신은 항상 교장이라는 것을 유념하라고. 그래서 품위 잃은 복장을 하고 출근해서는 아니 된다고. 그러니까 다른 집은 몰라도 동대표 회장집에는 태극기가 휘날려야 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 어느 지방지 사회면 제목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다. 큰 제목이 ‘국회의원 집조차 게양 외면...광복절 태극기 사라졌다’이다. 소제목으로는 ‘아파트 단지·주택가 확인 결과 10가구 중 달랑 1가구만 달아 동탄·광교 신도시는 아예 실종’ ‘시민들 日 망언 잇따르는데 후순으로서 부끄러운 일 개탄’이다.




우리집 오늘의 광복절이 다른 때와 다른 것은 광복절 기념식을 시청했다는 것. 광복회장의 기념사, 대통령의 경축사를 귀담아 들었다. 이어 열린 뮤지컬도 보았다. 박 대통령의 야무진 표정으로 진지하게 제언한 ‘비무장 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이 관심을 끈다.

경축일 기념식을 자세히 보니 교육적 요소가 많다. 경축일, 태극기 거는 실천행위도 중요하지만 기념식 중계를 보며 역사공부를 비롯해 세계사 공부, 시사 공부가 저절로 된다. 지금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흐름을 읽게 된다. 학교에서 과제로 기념식 시청도 내어 볼만 하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어이없는 행위도 보인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쿠바의 공산주의 혁명가 체 게베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공연해 물의를 빚었다는 것이다. 이건 어떤 변명을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저녁에는 안양 병목안 시민공원에서 열리는 광복 68주년 기념 음악회를 관람했다. 가수 신효범, 조항조, 정수라 등이 출연했는데 수원의 문화와 안양의 문화가 미묘하게 다름을 느꼈다. 조항조의 경우, 아줌마 팬클럽이 풍선 등을 준비해 환호를 하는데 가수의 인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였다.

16일 오전, 수원 인계동 소재 청소년문화공원을 찾았다. 제23회 전국무궁화축제가 열리는 장소다. 식전행사에 이어 개막식이 열리는데 폭염이 행사 진행을 어렵게 한다. 학생들은 무궁화 글짓기,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하여 솜씨를 뽐내는데 참가자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기회를 통해 무궁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 참 바람직한 일이다.

참석자들 축사 중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 우리 국민들 중 무궁화 축제 참가자는 2%, 벚꽃 축제 참가자는 80%라는 사실. 한 분은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인용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나라꽃 무궁화다. 우리가 사랑하고 소중히 가꾸어야 한다. 그게 바로 나라사랑의 마음이다.

불현 듯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내용이 떠오른다. 무궁화단지에서 안내판을 보면서 무궁화와 우리나라, 무궁화꽃의 특징, 무궁화 번식, 가지치기, 독립운동과 무궁화, 일제가 저지른 만행 등을 지도했었다.

얼마 전 서호공원을 방문하니 무궁화 단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 아쉬움이란? 우리 생활 주변에서 무궁화를 늘 볼 수 있게 가꾸어야 한다. 이번 전국단위 행사 18일까지 계속된다. 수원시민이라면 한 번 쯤 방문해 보길 권유한다. 아름다운 무궁화꽃을 구경하면서 무궁화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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