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둘레길, 가을 야생화 천국

2013.09.10 09:05:00

“야생화 탐사하러 굳이 강원도까지 갈 필요가 없겠네요. 이 곳에 이렇게 야생화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지 저도 오늘 알았네요.”

일요일 교장 세 명이 숲 해설가이자 야생화 전문가인 정태민 교장(전 설봉중학교)을 모시고 칠보산 둘레길을 탐사하였다. 10시 능실중 교장실에 모여 능실중 교정 수목 탐사로 시작하였다. 정 교장은 이 곳 호매실 지구 능실마을에 거주한다.

이 분이 우리를 어디로 안내할까? 산을 좋아하는 수원시민이라면 칠보산 웬만한 코스는 다 다녀보았다. 칠보산에 있는 흔한 야생화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또 야생화는 봄철이 제 철이지 가을에는 별로 많지 않다.



능실중 전나무 가지치기를 보고 한 수 가르쳐 주신다. 가지치기 할 때 원래 기둥 줄기에서 흔적이 남게 튀어나오면 아니된다고. 가지치기 할 때는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 하지 말고 어린가지를 잘라내라고.

학교 울타리용 작살나무를 보고는 좀작살나무와의 구별법을 알려준다. 열매 달린 줄기가 잎이 나온 부분과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가가 기준이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이라면 요즘 열매를 보고 작살나무를 맞추면 된다.

다음 코스는 호매실지구 능실마을 16단지다. 아파트 내에 있는 하얀 꽃이 핀 쉬땅, 줄기에 가시가 달려 통행금지용으로 적합한 매자나무를 알려준다. 이어 아파트 울타리 옆길로 가는데 아파트 인근에 이렇게 야생화가 많다니 놀랄 일이다.








우리는 강아지풀 정도 알고 있는데 금강아지를 알려주고 돼지풀, 차풀, 노오란 사대풀을 새로이 배웠다. 흔히 볼 수 있는 명아주는 크게 자라면 노인 지팡이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개여뀌가 여뀌와 다른점은 열매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점이다.

보랏빛 배초향 이름도 처음 들었다. 바다섬에서 새의 날개에 씨앗이 들어가 새를 죽게 만든다는 쇠무릅도 이곳에 자라고 있었다. 길을 따라 가다보니까 이 곳이 수원 팔색길의 하나인 매실길이다.


오늘 탐사의 커다란 수확. 익모초의 생김새를 비로소 알았다. 길가에 익모초가 흔하게 자라고 있다. 호랑나비가 꿀을 빨고 있는데 나비가 많다는 것은 생태계가 제대로 보전되고 있다는 뜻이다.

수원토박이인 필자, 오늘 이 길은 처음이다. 이 길을 따라 가면 화성시 매송면이 나온다고 한다. 산행을 좋아하고 야생화 알기를 좋아하며 야생화 사진 촬영이 취미인 교장들 모임. 독자들에게 야생화 탐사로 칠보산 둘레길의 하나인 매실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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