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 그들의 선택에 맡겨라

2013.09.30 13:14:00

기간제 교사의 담임 문제가 또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배재정의원이 교육부로 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서 기간제교사의 담임비율이 1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학교 상황이 대략 그정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학교에 따라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경우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좀더 타당할 것이다.

학교에서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아야 하는 경우는 정규교사의 출산이나 병가, 파견 근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육아휴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경우를 기간제교사의 비율로 볼때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히 기간제교사의 비율과 정규교사의 비율로 비교하는 것은 현실감이 없다. 학교의 현실을 정확히 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기간제교사는 학교에서 직접 임용이 가능하다. 대체로 젊은 교사들의 지원이 많은 편이다. 담임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언론에서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으로 '담임 기피현상 심각'이라고 했다. 정규교사들의 담임기피로 인해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 넘긴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와 많이 다르다.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다고 해서 담임기피 현상 때문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요즈음에는 기간제 교사 모집공고를 낼때 담임 여,부에 대하여 기재를 하고 있다. 만일 담임을 맡기 어렵다면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공고문에 담임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없으면 지원서 제출 전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담임을 맡고 안맡고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일부 학교에서 억지로 떠 맡긴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그렇지만 담임을 맡기 싫다면 다른 학교를 선택하면 된다. 다른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긴 하지만 본인이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우리학교는 기간제 교사 공고를 낼때 담임 여,부는 물론 주당 수업시수, 지도학년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 그렇게 한 후 지원서가 들어오면 지원자가 동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면접 실시때 다시한번 확인한다. 기간제교사들이 담임을 맡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본인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론에서 기간제교사의 의사에 따라 담임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사정에 따라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야 한다. 원하지 않는 경우는 담임을 맡기지 말아야 한다. 기간제 교사들도 담임을 하고 싶지 않다면 면접을 볼때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단 임용을 받고 보자는 생각에 싫으면서도 담임을 하겠다고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1년이상 공백이 있을 경우만 담임을 맡겨야 하다. 도중에 담임이 바뀌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최소 1년은 담임을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도중에 담임이 교체되는 것이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도중에 담임이 교체되지 않는다.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만 교체가 되는데, 어쨌든 학교에서는 도중에 담임이 바뀌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일이 발생하면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이 되기 때문이다.

교원의 휴가관련 규정은 공무원 휴가규정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육아휴직의 범위가 확대 시행되고 있다. 자녀가 좀더 성장할때까지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교사들이 많다. 규정에 따라 휴직을 한 것이다. 휴직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면서 기간제 교사의 담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당하게 휴직을 했고 규정에 따라 기간제 교사를 임용했는데, 기간제 교사가 문제 되는 것은 정책적인 문제를 마치 학교에서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차별을 두지 말라고 하면서 기간제 교사는 모두 담임에서 빼야 한다는 논리는 도리어 기긴제 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현상일 수도 있다. 담임을 맡고 안맡고는 전적으로 기간제 교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무조건 억지로 담임을 시키는 학교들이 많다고 보지는 않는다. 물론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담임을 맡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모든 학교에서 총체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요즘 기간제 교사들은 조건에 맞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령 기술.가정 교과는 기술이나 가정 자격증이 있으면 가르칠 수 있다. 그럼에도 가정 전공인 지원자가 기술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바로 지원을 포기한 경우를 직접 경험했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간제 교사가 무조건 을(乙)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의사가 우선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규교사가 담임을 기피하기 때문에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떠 맡는다는 것도 일반인과 언론들의 추측일 뿐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정규교사의 육아휴직, 파견으로 인해 담임 자원의 부족을 겪는다. 보직교사의 일부와 고령교사를 빼고는 대부분 담임을 맡는다. 그래도 담임자원이 부족하게 된다. 학급에 최소 한명의 담임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도록 권유하는 이유이다. 학교에서의 담임기피 현상이 심각하여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억지로 맡는 것은 아니다. 순전히 학교 사정때문이다.

일선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이유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관련되어 있다.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각 학교의 교원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 근무하지 않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직접 근무해 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학교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학생들이 장난을 심하게 치거나,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을 경우 일반인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도대체 뭘 배우는가. 교사들은 왜 학생들을 저렇게 지도하나'라고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교사들은 억울하다. 공중도덕 잘 지키라고 교육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 마음대로 행동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밖에 나가서 그런 행동을 한다. 교육을 안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학교내에서 학생들이 화장실 변기에 빈 캔을 넣거나, 먹다만 간식들을 교실 바닥에 버리는 것, 운동장에 휴지를 버리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은 이해를 할 수 있을까.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교사들은 그런 학생들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상황을 이해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가 왜 담임을 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교원들은 누구나 이해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이다.

결론적으로 기간제교사의 담임 문제는 지원자인 그들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공고문을 살피거나 공고문에 제시되지 않았다면 해당학교에 문이하면 된다. 전화문의를 받을 때 개인정보는 절대로 묻지 않는다. 혹시 전화문의하면 임용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런일은 없다. 본인의 능력을 중요시 할 뿐이다. 혹시라도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기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온다면 그것은 학교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 뿐이다. 지원하는 기간제교사들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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