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의 시

2013.11.07 16:47:00




얘들아, 아름다운 천국이 있어
그 천국은 조금 시끄럽고
항상 꽃들의 웃음이 가득하단다.
일 년 내내 예쁜 꽃들의 웃음이
넘쳐난단다.

그곳이 어딘 줄 아니?
바로 바로 현암초등학교란다.

정말?
정말이고말고.
교장선생님 무슨 꽃이 있어요?
너희가 꽃이란다. 행복을 주는 꽃이란 말이야.
저희가 꽃이라고요?
꽃보다 낫지. 아암, 훨씬 예쁜 꽃이야.

교장선생님 저희는 꽃이 아니어요.
아니야. 너희는 웃잖아.
운동장에서 시끄럽게 뛰어놀잖아.
오늘처럼 노래를 들려주잖아.
그건 그래요.
그러니까 꽃이지.

그런데 저는 별로 예쁘지 않은데요.
아니야. 세상 그 무엇보다도 훨씬 예뻐.
왜요? 욕심쟁이 울보도 있는데요.
투정부릴 때도 있는데요.
그건 꿈이 있다는 증거야.
꽃이 꿈을 꾸잖아, 얼마나 아름답니?

그래서 천국이라고요?
그럼!
그런데 말이야 천국에 있는 꽃들을 위해
심부름꾼이 있어야 한단다.
그래야 조금 소란스럽거든
우리 학교는 심부름꾼들이 많아.

교장선생님
우리 학교에 심부름꾼 어디 있어요?
교장선생님도 심부름꾼
신인균 교감선생님도 심부름꾼
너희 담임선생님도 심부름꾼
행정실장님도 심부름꾼
많지?

교장선생님이 심부름꾼이라고요?
그래, 꽃들에게 물주고 가꾸며
보살피고 있으니 심부름꾼 맞잖아.
그래서 천국인가요?
그래, 우리는 천국에서 만났어.

그래서 교장선생님 잘 웃는군요.
아니야, 나는 오늘 조금 슬프다.
왜요?
나는 심부름꾼 되는 걸 그만 둘 것 같아.
언젠가 너희를 떠나거든
심부름꾼을 그만두면
어디 가서 심부름꾼을 하지?

교장선생님,
새로 천국 만들면 되잖아요.
그래, 여기서 배운 걸 가지고 만들어볼게
잘 있어. 언젠가
너희 꽃봉오리 활짝 피워라.
꿈을 이루어야 한다.
그때 나는 멀리서
아주 멋진 너희 꽃을 바라볼게
안녕


해년 우리학교 예술제 무대에 서는데 올해는 시낭송도 있다고 한다. 나는 테너 색소폰, 피아노 반주는 이대은 선생님, 노래는 신인균 교감선생님, 첼로에 박준미 선생님, 플롯에 홍수지 선생님, 시낭송에 이미애 선생님, 그중 이미애 선생님이 낭송할 시를 부탁받아 썼다.

작년 곡은 ‘임이 오시는지’와 ‘애니 로리’였는데 올해 곡은 스코틀랜드 민요 ‘작별’과 ‘섬마을 선생님’ 두곡을 할 예정이다.
아마 내 연주를 마치고 나면 간주 중에 첼로 반주에 맞추어 이미애 선생님 시낭송이 있을 것 같다.

우리학교는 운동장이 활기찬 학교, 예술 활동이 왕성한 우뇌교육을 하기에 매년 예술제를 한다. 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하면 발레 약 30명, 바이올린 부 40명, 플롯 50명, 합창 60명, 오케스트라 30명, 스킷 20명 모두 220명 정도가 무대 위에 올라선다. 전교생 1/4 정도가 무대에 올라가는 셈이다.

덕분에 욕설, 왕따 없는 아이, 글쓰기와 책을 많이 읽는 학교이다. 학교 폭력, 경찰 데리고 와서 신고 방법이나 연수시키지 말고 이런교육 하면 저절로 될터인데.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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