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내린 비로 인해 온 천지가 맑고 깨끗하다. 하늘은 천의무봉(天衣無縫)이다. 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학교 안도 바깥에 둘러싸여 있는 산과 들과 함께 잘 어울린다. 만추의 서정 그윽한 학교 안 도로는 선생님들과 교육가족 모두를 흥이 나게 한다. 아마 이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지침과 시달림이 사라지지 않나 싶다.
부모님에 대한 효교육은 옛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돈보다 앞서는 것이 부모님이고, 출세보다 앞서는 것이 부모님이다. 부모님 잃고 자신이 출세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부모님 외면하고 내가 잘 살들 무슨 호강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학교에서, 가정에서 부모사랑, 효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가르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져서는 안 된다. 얼마 전 들은 이야기다. 여자들이 남편 직장에 보내놓고 모여 앉아 식사하고 노는데 한 여자 시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하니 함께 있던 모든 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화를 받지 말라고 하더란다. 이런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심청전에서의 심청이 10분의 1의 효성스런 마음만 지녀도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심청전에서의 주인공 심청은 하늘이 내려준 효성이 지극한 분이다. 그 어머니의 그 딸이라고 심청이의 어머니인 곽씨 부인은 현철하여 덕과 아름다움과 절개를 갖추었고, 예서와 시경 중에 본받을 대목은 모르는 것이 없고 손님을 대접하는 법을 비롯하여 동네 사람과 화목하고, 가장(家長)을 공경하며, 살림하는 솜씨며 무슨 일이고 못하는 것이 없이 잘 하였다.
가세가 빈한하니 곽씨 부인은 몸을 아끼지 않고 품팔이를 했다. 삯바느질, 삯빨래, 삯길쌈, 염색일, 혼상대사(婚喪大事)에 음식만들기, 떡찧기 등 일년 내내 잠시라도 놀지 않았고, 절약하여 저축을 하고 앞 못 보는 남편을 가장 공경하고 시중드는 것이 한결같았다. 가난과 몸의 불편함을 허물로 생각하지 않았고 먼 마을 사람들까지도 부러워하고 칭찬하였으며 재미나게 세월을 보냈을 정도다.
이런 부인에게서 난 심청이도 사람됨은 물어볼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심청이도 나이 십여 세가 되었어도 어머니보다 더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얼굴은 일색이요, 효행이 지극하였다. 소견도 능통하고 재주도 매우 빼어났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심청은 부친께 바치는 조석 반찬과 지극한 정성은 어른을 넘어설 정도였다. 쉬는 날 없이 밥을 빌어 왔고, 바느질과 길쌈으로 삯을 받아 부친 공경을 한결같이 하였다. 얼굴이 나라에서 첫손꼽는 국색(國色)이요 효행이 지극한데, 재질마저 비범하고 문필도 넉넉하니 여자 중에 군자요, 새 무리 중에 봉황이요, 꽃 중에서 모란에 비길 만했다.
수양딸 기회가 있어도 오직 아버지 봉양으로 인해 마다했다. 오직 앞을 못 보는 아버지 은혜 때문에 슬하를 떠나지 않으려는 그 아름다운 마음은 길이 빛나고도 남음이 있다. 옥 같은 얼굴에다 하늘이 낸 효녀이니 누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모두가 부러워하고 본을 받고자 하는 딸의 상이다.
앞을 못 보는 아버지의 철천지한(徹天之恨)을 풀어드리고자 자기 몸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고 자기 몸을 던지는 심청이의 어여쁜 마음과 행동은 대대로 다이아몬드와 같이 빛날 것이다.
심청은 황후가 되고 아버지는 눈을 뜨고 벼슬을 하고 결혼을 해서 칠십에 생남하고 심황후의 어진 성덕 천하에 가득하니 만백성들 천세만세를 부른다. 그리하여 만백성이 심황후를 본받으니 효자 열녀가 곳곳에서 나왔다.
이 이야기는 천 번 만 번 들어도 지겹지 않다. 해피엔드로 끝나니 더욱 기쁨이 넘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심청의 지극한 효성을 본받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이들이 다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심청이의 어머니와 심청이처럼 높은 인격과 으뜸 실력을 갖춘 인재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웃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님을 잘 모시고 어떤 역경 속에서도 원망하거나 한탄하지 않고 일관되게 근면하고 성실하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그것으로 효행하고 효도하면 부모님은 이것으로 만족하고 웃음꽃을 피우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아무리 환경이 어렵다 해도 심청이만큼 어려운 이는 드물다. 심청이 같은 마음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고 행복을 빼앗기지 않으며 웃음꽃을 피우면서 주어진 환경을 만족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못나도 아버지고 못나도 어머니다. 남과 비교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부모를 등지고 자기 혼자 잘 살려고 해도 잘 살 수가 없다. 마음은 언제나 괴롭다. 불행의 그림자는 늘 따라다닌다. 어머니, 아버지 공경하고 어머니, 아버지 존경하고 어머니, 아버지 말씀 순종 잘 하고 어머니, 아버지 마음 편하게 해 드리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효의 마음이 지극해야 앞길이 순탄하게 된다. 부모 잘 섬기면 자자손손 형통하게 된다. 이름이 대대로 알려진다. 명성이 끝나지 않는다. 이웃 사람, 먼 동네 사람 할 것 없이 누구나 칭찬한다. 대대로 이야깃거리로 삼는다. 존경의 대상자로 여긴다. 늘 모델로 삼는다. 자랑삼아 이야기 한다. 자기 나라 사람임을 자랑한다. 자기 고향 사람임을 자랑한다. 자기 친척임을 자랑한다. 이 정도의 인물이 되도록 효교육 잘 시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