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이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말로 자라증후군이라고 한다. 부모의 도움으로 빈둥빈둥 놀며 자기 일에 등한히 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새끼가 다 자랄 때까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캥거루나 다 자라도 어미 곁을 떠나지 않으며 위험하면 자신의 등딱지에 몸을 숨기는 자라에 비유한 이름이다. 즉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수익이 있어도 부모에게 얹혀 살아가는 사람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2000년대 금융 불안과 실업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생겨났다. 유럽 등지에서 비슷한 자녀들이 있는데 엄마만 따라다니는 사내아이를 마마보이, 아빠만 따라다니는 딸을 파파 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중 캥거루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70%에 이른다고 한다. 한 단체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 시 부모의 도움을 받겠다는 응답이 70%, 결혼 후에도 도움을 받겠다는 응답이 40%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대학생의 경우에는 '키워주신 것만도 감사하기 때문에'라는 의견이 42.4%로 가장 많았다. '부모님의 경제 상황이 넉넉하지 못해서'나, '부모님의 노후자금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에' 등 부모님의 상황을 고려한 이유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모아 둔 돈이 충분할 것 같아서'라는 의견은 8.1%였다고 한다.
캥거루족은 세계적으로 해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렇게 늘어가는 이유는 부모의 양육 태도와 취업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회적인 현상이 원인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캥거루족과 비슷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데 이도저도 아닌 중간에 낀 세대(twixter; betwixt and between)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30, 40대 젊은이가 지난 10년 동안 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자녀들도 지난 10년간 14.7%로 두 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자녀의 양육이 교육문제로 되면 부모들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대로 두어야 할까? 간섭해야 할까, 학원에 보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하는 욕망과 갈등을 몇 번이고 할 때가 많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서 생기는 간섭, 부모들은 얼마나 해야 할까?
여기에 대해 딱히 정한 정답이나 공식은 없다. 하지만 자녀를 훌륭하게 키운 부모일수록 자녀의 독립성을 키워나갔다는 점이다. 자녀의 독립성은 자랄수록 키워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어릴 때에는 어느 정도 아이의 일에 간섭을 하지만 자라면서 스스로 하게 놔둬야 한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은 반대로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만능주의에 빠져 회초리를 잊어버린 아이들, 중학교 들어가서부터 점수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뒤늦게 간섭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엄마 표 학원 스케줄을 만들어 아이에게 강요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쉴 틈도 없이 엄마 표 학원 스케줄과 학교 시간표 사이로 왔다갔다가 한다. 이렇게 엄마 표 인생을 따라하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왔을 때 부딪히는 세상일에 능동적으로 해결하며 살아갈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다. 이것이 캥거루족으로 되어가는 현상이다. 내 아이는 아닐꺼야 말할 수 있을까? 멀쩡하다고 생각하는 내 아이도 캥거루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아이들에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라고 하면 전화 한 통으로 배달하는 음식이지 부엌에서 만들어 먹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학교에서의 청소도 아이들이 하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공부방의 정리정돈도 부모들이 한다. 교우관계에서도 어려움이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뿐만 아니라 말하기 곤란한 문제가 생기면 대화를 단절하고 혼자서 끙끙대다 일탈의 길로 가기도 한다.
캥거루족은 한 마디로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해결할 의지가 없고 꼭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아이들을 말한다. 캥거루족 아이로 만들어진 것은 부모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