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아이로 만들지 마라

2014.04.08 13:41:00

부모들은 말 잘 듣는 아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무심코 말 잘 듣는 아이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말 잘 듣는 아이가 오히려 더 말 안 듣는 아이로 변해갈 수 있다. 사춘기가 되어서도 말 잘 듣는 청년이 된다면 바람직할까? 말 잘 듣는 아이가 성공할까? 대답은 ‘글쎄올시다.’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말 안 듣는 아이가 정작 더 많다. 소 판 돈을 훔쳐 집을 나선 정주영, 하버드 대학교를 그만둔 빌게이츠, 맨날 엉뚱한 사고만 친 에디슨 등의 말 안 듣는 아이가 성공한 이야기는 널려있다.

부모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가르치기 편하고 집에서도 양육하기 편하다. 말 잘 듣는 아이는 집에서 효자, 효녀, 학교에서는 모범생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말 잘 듣는 아이에게 나타나는 것이 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 그것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은 뭐든지 따라서 한다. 부모가 시키기 때문에 따라하고 선생님이 시키기에 따라한다.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만드는 부모의 특징은 충분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부모의 기준에서 싫고 좋음을 강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부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갖거나 엄격한 잣대를 강요하는 경우에도 그렇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신경질이나 화를 내는 부모에게 양육 받은 아이들은 착한 아이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진 아니는 무슨 일이든지 의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하는 능력은 사라진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자신 앞에 어려운 일이 나타날 때 용기 있게 현실을 마주하거나 극복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착한 아이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아이의 자존감과 개성을 존중해라. 아이의 개성은 아이가 필요로 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아이는 이를 토대로 다른 분야의 기술과 지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성공의 경험이 자존감을 키워준다.

말 안 듣는 아이, 고집 센 아이는 더 큰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현대 신화의 정주영도 그렇고 빌게이츠가 그렇다. 발명왕 에디슨이 그렇다. ‘도둑질 말고는 다 해 봐라.’라는 말이 있다. 칼 로저스(C Rodgers)는 성공한 사람들이 갖는 특징으로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을 말했다. 아이가 하는 일, 지나친 간섭은 금물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아이의 개성과 관심사를 존중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체험함으로써 더 큰 것을 도전하게 되고 해결하는 힘을 갖는다.

부모는 우산과 같은 존재다. 공부 때문에 우산 속에만 가두지 마라. 화창한 날에는 세상에 나가서 맘대로 뛰어놀며 자유롭게 생각하고 경함하며 놀다가 비가 오면 피할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하는 아이 양육의 목표는 공부가 아니다. 스스로 세상에 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양육, 기본적으로 욕하지 않기, 거짓말 하지 않기, 폭력 쓰지 않기, 도둑질하지 않기 이정도면 된다. 즉 옳고 그름에 대해 자신만의 잣대를 갖는 것,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착한 아이 증후군에서 아이를 벗어나게 하려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시키지 말자. 아이 스스로 감정을 드러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무엇보다 솔직하게 감정을 나누는 정서적 교감이 중요하다.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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