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금연, 담뱃값 인상(引上)만이 능사가 아니다

2014.09.05 13:58:00

최근 담뱃값을 인상한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흡연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이참에 담배를 아예 끊겠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인상안에 정부의 또 다른 꿍꿍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비흡연자에겐 반가운 소식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히 그 인상안의 이유 중 하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의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라고 발표한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에 한편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담배를 피워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 듯 담배를 끊는다고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힘든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워온 한 아이에게 흡연하게 된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호기심 때문에 피운 담배가 지금은 습관이 되어 하루에 한 갑 이상을 피운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 달에 담뱃값으로 약 5만 원 이상이 지출된다고 하였다. 담배 피우는 장소로 학교 화장실이나 학교 주변 노래방 등이라고 하였다. 

담뱃값이 인상되면 담배를 끊겠느냐는 질문에 노력은 하겠지만 끊지는 못할 것이라고 답해 놀라게 하였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즉 그 아이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담배를 선택한 것이었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자들에게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멀리 내다보면 그다지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리라 본다.

한때 학교를 포함해 공공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정부 발표 이후, 담배를 끊은 일부 선생님들이 있었으나 결국 담배를 다시 피우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이 감돌았다. 이렇듯 담뱃값 인상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있어 일시적인 금연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아이들 스스로 담배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아이들이 담배를 끊는 데는 기성세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흡연하는 청소년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폭력과 마찬가지로 교내 흡연도 추방해야 하는 대상으로 포함시켜 간접흡연으로 선의의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한다.

이에 학교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전 교직원과 아이들이 참여하는 교내 흡연 추방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 보건교사가 중심이 되어 근처 보건소의 협조를 얻어 금연교실을 열고 지속적인 금연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담배를 끊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금연침을 맞게 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금연에 성공한 청소년을 초빙하여 그들의 금연 담(談)을 직접 들음으로써 자신 또한 금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흡연 관련 시청각 자료를 보여줌으로써 흡연의 나쁜 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연일지를 쓰게 하여 금연을 꾸준히 실천한 학생에게 포상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담배 연기 없는 건강한 학교에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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