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인내다 (3)

2014.12.02 09:00:00

오늘 아침은 얼음이 얼었다. 몸도 마음도 얼어붙을까봐 걱정이 된다. 이럴 때 훈훈한 생각을 갖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며 추운 하루를 즐겁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날씨가 추우면 수업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럴수록 힘을 내고 열심히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교육은 인내다. 인내가 없으면 교육 못한다. 모든 선생님이 그렇다. 학생들 중에는 문제를 가지고 있되 평범한 문제가 아니라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가 있다. 이들을 지도하려면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언제까지냐 하면 변화될 때까지이다. 좋은 사람들으로 새롭게 될 때까지이다. 그래서 선생님 하기가 힘든 것이다.

아버지의 심정이 되어야 한다. 문제아가 집을 뛰쳐나가 온갖 못된 짓을 하다가 문제아가 집에 들어오려고 하면 인내의 아버지는 아들을 집으로 돌아오도록 감동을 준다. 한 이야기가 있다. 집을 나간 아들이 집과 인연을 끊고 살다가 도저히 안 되어 아버지께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 내용에는 내가 집에 들어가고 싶으니 아버지께서 아들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있으면 집 앞에 있는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하나 걸어달라는 내용이었다.

인내의 아버지는 그 아들을 위해 노란 손수건을 하나만 걸어놓은 것이 아니라 가지마다 다 걸어놓았다. 한 나무에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집으로 오는 길의 나무마다 노란 손수건을 걸어놓았다. 아들은 감동이 되었다. 눈물을 흘렀다. 인내의 아버지로 인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였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있다. 선생님은 인내의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내의 선생님은 참고 또 참아야 하며 학생들이 돌아올 때까지, 마음이 움직일 때까지 침묵하며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한참 어긋날 때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이럴 때는 침묵이 좋다. 지켜만 보는 것이 좋다.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보고 또 보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애가 어떤 행동을 취하면 그 기회를 계기로 삼아 정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을 위해 감동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의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야기 속, 인내의 아버지처럼 하면 된다.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면 스스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애가 아버지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아버지는 자기의 마음속에 없었다. 자기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분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하루는 학교에 갔는데 비가 많이 왔다. 집으로 오려는데 대부분 애들의 엄마들이 우산을 가지고 와서 애를 데리고 갔다. 이 애는 혼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 때 멀리서 논에서 일하다 흙 묻은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학교로 오고 있었다. 애는 감동을 받았다.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도 아니고 꿈에도 생각을 못한 아버지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평소에 기대하지 않았던 애는 아버지의 고마운 행동에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선생님들도 흙 묻은 장화를 신은 농부와 같은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평소에 문제의 학생이 선생님에게 관심이 없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더라도 생각지도 않은 때에 결정적인 때에 흙 묻은 장화를 신은 아버지처럼 선한 행동을 하면 학생은 감동을 엄청 받게 될 것이며 눈물을 흘리며 굳은 자신의 마음을 녹이기 시작할 것이고 선생님에게 다가가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인내의 선생님이 되면,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 되면 도저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학생도 변화되고 만다. 그게 교육이다. 교육은 변화다. 때를 기다리며 참고 또 참는 것이 교육이다. 빠른 교육을 원할 필요가 없다. 꾸준히 정도대로 교육해 나가면 된다. 그렇게 하면 머지않아 변화될 것이다. 수많은 학생 중에 한 학생의 변화되는 모습 때문에 교육의 보람을 얻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교육을 하게 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