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관광의 첫머리이자 여수를 상징하는 관광 명소가 꽃피는 동백섬 오동도다. 지난 2월 28일, 마영달테마여행1번지에서 여수의 오동도로 봄맞이 트레킹을 다녀왔다. 오동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 앞바다에 위치한 바다의 꽃섬으로 길이 768m의 긴 방파제가 작은 섬과 육지를 연결한다. 추운 겨울철에도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져 있어 늘 봄기운에 흠뻑 젖어들고 알싸한 동백꽃 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동백꽃이 만발하는 3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룬다.
2주 전,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 월출산을 다녀온 후 카메라가 자주 작동하지 않아 속상했는데 또 기상청에서 흐린 날씨를 예보했다. 때로는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비오는 날 여행이 망설여졌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차를 몰고 출발장소인 청주종합체육관 앞으로 갔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7시 15분경 관광버스 2대가 여수로 향한다. 생수, 떡, 김밥, 컵라면, 안내지도를 나눠주고 일정 소개가 이어진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시청하며 지루함을 달래는 사이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50분경 돌산대교 앞 언덕 위에 있는 돌산공원에 도착했다.
여수 돌산공원의 놀아정류장에서 자산공원의 해야정류장까지 1.5킬로미터 구간을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운행한다.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여수의 새로운 명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케이블카다. 낮에는 여수 시내와 아름다운 남해의 풍광, 밤에는 여수의 밤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돌산공원을 한바퀴 둘러본 후 놀아정류장 2층의 탑승장에서 8인승 케이블카에 올랐다. 여수세계박람회장과 가까운 자산공원의 해야정류장까지 10여분간 시내와 바다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람 불고 날씨가 쌀쌀하니 분위기도 차갑고 보이는 풍경도 을씨년스럽다. 날씨가 흐리면 바다색깔도 칙칙하다.
해야정류장의 전망대와 아래편에 있는 팔각정에서 바다 방향을 바라보면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과 오동도가 가까운 곳에 있다. 구불구불 나무계단이 이어지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수의 항구는 돌산대교 안쪽의 구항과 엑스포공원 옆 신항으로 구분한다. 오동도와 육지를 잇는 방파제 왼쪽으로 배가 많이 보이는데 이곳이 신항이다. 1945년 광복 무렵 완공된 오동도방파제를 따라 도로가 개설되어 도보나 동백열차로 오동도에 진입할 수 있다. 방파제 벽면의 벽화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동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으로 섬의 모습이 오동잎을 닮았고, 예전에는 오동나무가 많았으며, 전설의 새 봉황이 오동잎만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오동도는 동백 일색이다. 방파제를 지나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동백나무 숲길이 미로처럼 펼쳐진다.
오동도 산책길을 걷다보면 여러 번 바닷가로 내려서야한다. 첫 번째 해안 길에서 용굴을 만난다. 안내판의 글에 의하면 여수시 연등동 연등천에 오동도 용굴과 통하는 용굴이 있어 비가 오면 오동도에 사는 용이 연등천 용굴의 빗물을 먹고 갔는데 조선시대 연등천 용굴을 막으면서 용이 오동도 용굴에서 자산공원 등대 밑 바다로 흘러내리는 샘터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파도가 일고 바닷물이 갈라지는 소리가 밤하늘에 메아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오동도는 섬 전체가 완만하지만 해안은 해식애가 발달한 암석해안으로 소라바위, 병풍바위, 코끼리바위 등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주변에 비하여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골을 지난 바닷가의 왼쪽 절벽아래에물개바위가 있다.
흔적 남기는 것 좋아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느라 동백나무를 아프게 했다. 동백 숲 한가운데 자리한 하얀 등대가 운치 있다.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오르면 동백 숲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오동도는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등대 뒤편으로 키가 큰 산죽이 운치 있게 터널을 만들었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닷가에 해돋이전망지가 있다.
산책로에 있는 남근목을 지나면 바닷가에 제법 널찍한 갯바위가 있다. 동백 숲 산책로는 미로 속을 헤매듯 여러 갈래로 뻗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작은 섬이지만 여러 번 바닷가로 내려서며 사방으로 뻗은 오솔길을 다 걸으려면 시간도 꽤 걸린다.
겨울과 초봄사이의 꽃으로는 동백이 으뜸이다. 선홍빛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산책로 곳곳에서 만나는 시를 읽으며 여유를 누린다. 동백꽃은 붉은빛이 가장 아름다울 때 송이채 '툭' 떨어진다. 그래서 동백꽃의 매력은 낙화에 있다고 한다. 붉은 카펫을 펼쳐 놓은 것처럼 나무 아래 꽃송이를 흩뿌려 놓은 모습이 활짝 핀 동백꽃 못지않다.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먹이를 찾던 산비둘기가 긴장한 채 두리번거린다.
수령 400여년의 오동도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나무와 오동도전설비를 보고 아래로 내려오면 동방파제, 종합상가, 여수세계박람회유치기념관, 여수항경치노래비, 음악분수대 등이 있다.
2시 35분 여수세계박람회홍보관 옆 관광버스 승하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2시 50분경 여수 수산시장에 도착해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수산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맛난 밑반찬까지 진수성찬으로 싱싱한 회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진미식당(061-663-4995)으로 갔다. 나이 지긋한 주인 내외에게 지역 사람들의 관심사 등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4시 20분경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를 거쳐 8시 5분경 출발장소인 청주종합체육관 앞에 도착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