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은행원 출신 초등 교장과 그의 상담역을 맡았던 시 교육위 차장의 잇단 자살사건을 계기로 민간인 출신 교장 공모제에 대한 개선논의가 일고 있다.
히로시마(廣島) 교육위는 지난 3월 관내 오노미치(尾道)시 시립 다카스(高須) 초등교 교장인 게이토쿠 가즈히로(56)씨가 학교에서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공모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위측은 게이토쿠 전 교장이 임용 전에 소규모 학교를 희망했으나 학생 수 700명이 넘는 대규모 학교 교장에 임명된 데다, 취임 전 학교의 특징 등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 등을 파악하고,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게이토쿠 교장은 "학교직을 선택한 것은 잘못됐다" "역부족이다"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겼으며 평소 학교운영과 관련해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위 측의 제도 개선방향은 공모대상을 민간인 출신에 국한하지 않고 교육경력을 갖춘 인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며, 취임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본인의 희망사항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다.
게이토구 전 교장은 히로시마은행 도쿄지점 부지점장을 지내다가 작년 4월 민간인 교장임용제도에 의거해 다카스 초등교에 민간인 출신으로 부임했었다.
한편 게이토쿠 전 교장의 사후 처리 등을 맡았던 오노미치 시교육위 차장이 시의회, 학부모, 매스컴의 집중적인 관심과 취재 등을 견디지 못해 지난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 4월 학교교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교원자격증이 없이도 공립학교 교장에 취임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고, 이듬해인 2001년부터 도쿄도와 히로시마에서 학교를 활성화시킨다는 목표 아래 첫 민간인 출신 교장들이 임용됐다.
올해는 금융기관, 자동차 제조업체, 언론계, 화학, 건설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관리자 23명이 임용됐으며 내년에는 전국의 공립 초중고교에서 50여명의 민간인 출신 교장이 임용되는 등 확대 추세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