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목장과 선자령

2015.07.26 20:15:00

7월 18일, 마영달테마여행1번지에서 대관령하늘목장을 구경하며 선자령에 올라 대관령마을휴게소로 하산하는 산행을 다녀왔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하늘과 초원이 마주하는 대관령의 대표목장으로 1974년 조성되어 2014년 9월 개방되었다. 대관령 최고봉 선자령(높이 1157m)과 붙어 있는데다 자연 그대로 보존하느라 개방이 늦어진 만큼 아직 손때가 묻지 않아 좋다.

하늘목장은 자연생태 순환시스템으로 젖소와 한우를 기르는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목장이자 동물과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국내 최초의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이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한일시멘트 그룹의 한일산업에서 초지를 조성해 한일목장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40년만에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을 의미하는 ‘하늘목장’이 되었다.


아침 7시, 청주실내체육관 앞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북쪽으로 향한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날씨가 흐릴 것이라는 예보대로 금방 비가 쏟아질 듯 사방이 캄캄하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날씨에 민감하다. 주어진 조건에 맞춰 즐기면 되는데 참여자가 적어 널찍하게 자리를 잡았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와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아들네 이사하는 바람에 손녀와 보낸 이틀간을 되돌아보고, 7080포크송을 들으며 자유를 누린다. 평창휴게소를 지날 때는 해가 반짝 비추더니 구름이 잔뜩 몰려온다. 횡계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좁은 오르막길을 달려 10시 5분경 하늘목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고 개울 건너편 짚풀마당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매표소를 지나 우덕교를 건너면 오차드하우스와 카나리하우스 앞에 초지마당과 내맘대로 놀이터가 있다. 초지에 설치한 조형물들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여유를 즐기며 목장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4가지 관람 코스 ‘아이들과 함께 목장체험, 동물·자연과의 특별한 교감, 산책로를 따라 건강한 트래킹, 목장에서의 아름다운 힐링’이 있다.


하늘목장을 찾는 사람들은 즐길 거리가 많다. 이곳의 교통수단은 버스나 자동차가 아니라 트랙터마차다. 가족들과 트랙터마차를 타고 구름과 하늘이 맞닿은 하늘마루전망대로 향한다. 도심을 벗어난 아이들이 초원이 펼쳐진 자연 속에서 승마체험을 하는 모습을 어른들은 흐뭇한 미소로 바라본다.


하늘목장은 여의도 4배 크기의 거대한 목장으로 사람과 동물이 직접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최소한의 울타리만 설치하였다. 체험에 참여하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동물과 교감하고 즐기며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초지마당 오른쪽에 풍경이 아름다운 짚풀마당, 아기동물체험관, 양체험관이 있다.


초지마당 뒤편의 목우원(牧牛園)은 대관령하늘목장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목동들이 휴식을 취하던 곳이다. 높이가 25m에 달하는 건초 보관 시설물 하베스토아, 목장 개척10주년 기념탑 등 황무지를 초원으로 탈바꿈 시킨 옛 사람들의 땀과 열정을 기억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목장의 산책로는 40년 전 목동들의 이동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하늘목장 홈페이지(http://skyranch.co.kr/kr)에 산책부터 등산까지 가능한 4개의 코스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너른 풍경길, 자연 그대로의 길 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자리숲길, 나무로 만들어진 터널 속에서 힐링 할 수 있는 숲속여울길, 목장을 가로질러 지름길로 사용되던 종종걸음길’로 소개하고 있다. 단체(30인이상) 예약 및 체험 문의는 목장 마케팅팀(033-332-8061)에서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숲속 계곡에서 졸졸졸 물소리가 들려오는 숲속 여울길과 목장을 둘러보던 목동들이 지름길로 이용하던 종종걸음길을 지나 가장자리 숲길에 들어섰다. 가장자리 숲길은 2km 거리의 산책로에 방목지와 원시림이 그림처럼 펼쳐져 목장의 외곽을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목장은 자연 그대로의 넓은 초원이 있어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지가 되었다. 웰컴투 동막골 안내판이 서있는 긴데크에서 내려다보면 멧돼지 조형물과 추락한 전투기 잔해 등 영화에서 봤던 낯익은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하늘목장의 산책로는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늘과 마주한 너른풍경길은 가장자리숲길에서 선자령에 이르는 1.8 km 거리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이곳에 하늘목장이 자랑하는 하늘마루전망대와 별맞이언덕이 있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몰려온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때로는 하늘목장에서 하루에 3번씩 변한다는 대관령의 날씨를 체험할 수 있다. 선자령 정상은 하늘마루전망대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다.


하늘목장을 벗어난 후 선자령에 오르며 북서쪽을 바라보면 하얀 풍력발전기와 동양 최대의 목장인 대관령삼양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관령삼양목장은 초원 위를 무리 지어 다니는 소떼와 양떼,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하얀 풍력발전기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드는 관광 명소로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멋진 풍경을 구경하며 혼자 점심을 먹고 일행들을 만나 선자령 정상(높이 1157m)에 올랐다. 선자령은 대관령(높이 832m) 북쪽의 백두대간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날씨가 좋으면 남쪽의 발왕산, 서쪽의 계방산, 서북쪽의 오대산, 북쪽의 황병산은 물론 강릉시내와 동해, 삼양대관령목장의 멋진 경관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선자령 정상을 카메라에 담은 후 남쪽의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방향으로 향하면 초원과 풍력발전기가 만든 멋진 풍경이 새봉까지 이어진다.


선자령(仙子嶺)은 길을 잇는 고개가 아니라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로지른 대관령 능선에서 만나는 봉우리다. 산의 능선이 아름다운 여인처럼 부드러워 붙여졌다는 봉우리의 이름처럼 발걸음이 가볍다. 전망대에서 강릉시내와 동해를 바라보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윤곽만 보인다. 2시 40분경 대관령마을휴게소에 도착하여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린다.

3시 5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 6시 15분경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가 시야를 가렸지만 오히려 고지대의 하늘목장과 선자령을 땀 흘리지 않고 산행하며 자연풍경을 만끽한 하루였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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