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너머 책읽는 소리가 들리면 행복한 학교다

2015.10.06 11:26:00

모두가 바라던 가을이 왔다. 가을은 아름답다. 가을은 풍성하다. 가을은 높다. 가을은 넓다. 가을은 맑다. 가을은 윤택하다. 가을은 시원하다. 가을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드물 것이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많은 열매, 다양한 열매, 풍성한 열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오면 책을 읽겠다. 가을이 오면 음악을 즐기겠다. 가을이 오면 감성을 풍성하게 하겠다. 가을이 오면 추억을 많이 남기겠다. 가을이 오면 부족한 과목을 더욱 보충하겠다 등으로 다양한 각오를 하게 된다. 이런 각오가 작은 것 하나부터라도 실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이가 들면 책을 읽는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돋보기를 써도 오래 글을 읽지 못한다. 젊었을 때, 눈이 좋을 때, 머리가 잘 돌아갈 때, 책을 많이 읽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우리 선생님들은 독서의 계절에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어휘력도 향상되고 이해력도 넓혀진다. 글쓰는 능력도 신장된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책을 천 권 이상 읽고 입학한 학생들이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반면 책을 전혀 읽기 싫어하는 학생도 있다.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여러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이다. 학교의 선생님은 한정된 숫자다. 학생들 중에는 학교의 선생님만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통해서 자기가 원하는 동서고금의 훌륭한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복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앞길이 열린다. 앞길이 풀린다. 문제가 해결된다.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일평생 사는 동안 직접 경험하는 것은 너무나 적다. 다양한 경험을 직접으로 하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간접경험도 좋다. 간접경험을 통해 나의 삶을 잘 손질할 수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되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읽는 것은 음식을 편식하는 것과 같아 좋지 않다. 골고루 읽어야 하겠다. 미래 지도자가 되려면 다방면의 지식을 가져야 하고 자기의 지식을 바탕으로 자기의 전공을 더욱 굳게 다져갈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읽는다. 하지만 배우는 학생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눈만 뜨면 책을 드는 습관, 눈만 뜨면 글을 읽는 습관은 분명 좋은 습관이다. 필자는 지금도 눈만 뜨면 책을 본다. 좋아하는 책만 읽지만 그래도 책읽는 시간이 즐겁다. 치매예방에도 좋다. 머리가 맑아진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본이 되어야 하기에 책을 읽는 일에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읽기가 싫으면 자기가 좋하하는 책을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이 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이해가 된다는 말이다. 선생님도 학생들도 책을 읽기 싫어하면 읽는 책을 반복해서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정에서 담너머로 책읽는 소리가 들리고 방망이 소리가 들리면 그 가정은 복된 가정이고 행복한 가정이다. 학교에서 담너머로 책읽는 소리가 들리고 웃음소리가 들리면 복된 학교이고 행복한 학교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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