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롯데 그룹 형제의 난이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다. 매출의 90%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기업 경영권을 순환출자라는 꼼수로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일본에 본사를 둔 무늬만 한국기업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벌 형제의 난 소식보다 투명하지 못한 꼼수 경영으로 재계 5위 기업이 일본산이라는데 배신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롯데그룹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국회에서도 베일에 싸인 그룹 경영권 문제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형제의 난을 평정한 신동빈 회장은 반 롯데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어눌한 한국 발음 때문에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금년 말 서울 소공동과 잠실의 면세점 특허 기간이 만료되어 정부의 면세점 운영권을 재승인 받아야 한다. 그런데 국적 논란으로 특혜 사업인 면세점 운영권을 다시 찾는 일은 힘들어 보였다.
더욱이 롯데그룹 신동빈회장은 국감에 불려가게 되었다. 서슬 퍼런 국감에 재벌기업 회장이 불리워 간 것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을 불식시켰다. 뿐만 아니라 롯데가 심혈을 기울이는 면세점 사업 재신임에도 청신호가 생겼다. 일부에서는 신 회장의 유창한 한국말이 롯데 면세점을 살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어가 익숙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업한 이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어 사용에 힘을 기울였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들은 점차 우리말을 잊고 살아간다.
우리말을 잊고 사는 사람을 우리민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유전적으로 같은 핏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우리 민족이 아니다. 언어는 정신을 지배하고 정신은 문화와 정체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국가나 민족 정체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꾸고 자라는 것이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 교육에 혈안이 되어 조기 유학, 해외원정출산, 기러기 아빠 등 사회문제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일이 진정한 행복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우리말과 글을 잃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한 기억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라말과 글 왜 지켜야 할까? 알퐁스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 대답을 구해보자.
“여러분, 지금 이 시간이 여러분과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알자스와 로렌 지방의 학교에서는 독일어만 가르치라는 명령이 베를린으로부터 내려왔습니다. 내일 새로운 선생님이 오십니다. 오늘로 여러분의 프랑스어 수업은 마지막입니다. 여러분, 열심히 수업을 들어주기 바랍니다.”
아멜 선생님은 프랑스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프랑스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분명하며, 표현력이 풍부한 말이라는 것. 그러니까 우리들이 잘 간직하여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한 민족이 남의 식민지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 말을 잘 지키면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