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같은 선생님께>
푸르른 하늘 아래 붉은 가슴을 드러낸 철쭉꽃의 화사함이 선생님의 따뜻한 가슴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5월! 어느 해 보다 길었던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며 묵묵히 아이들을 지켜 오신 선생님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그 동안 어렵고 힘든 스승의 길을 천명으로 알고 아이들의 해맑은 눈동자를 보는 기쁨으로 모진 바람 속에서도 결코 화려하지 않은 길을 주저하지 않고 걸어오신 선생님! 선생님이 계셨기에 모진 비바람과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잘 자라준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후진국 수준의 과밀 학급 속에서도, 물새와 바닷바람만이 친구인 바다건너 외딴 섬에서도, 말없는 나무들과 산새소리 속에서 오늘도 고사리 손 잡아 이끌며 글눈을 띄워주는 산간벽지에서도 선생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다운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길들여진다는 것은 책임지는 것이다.’라는 어린 왕자의 독백처럼, 오늘 우리는 선생님이 가시는 길이 마음의 눈으로 보는 자에게만 커 보이는 길임을 너무나 잘 압니다. 더욱이 아이들에게 길들여진 선생님의 삶은 무거운 책임을 요구하는 우리의 교육 현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식정보화라는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헌신과 정성으로 아이들을 지켜 온 수많은 선생님들을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교실붕괴를 염려하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 같은 교단의 위기는 우리나라만이 겪는 시련은 아닙니다. 선진 여러 나라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이 같은 위기에 대비하는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오늘의 교육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선생님의 사랑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스승의 날을 ‘거듭남의 원년’으로 맞이합시다. 그리하여 다양한 정보 매체의 홍수 속에서 보이지 않는 감동과 감화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다시금 사랑함의 위대한 변화를 보여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정신적 가치가 결여된 지식정보화나 진보는 인류에게 행복보다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변화와 다양한 학습미디어의 출현은 선생님들의 자리를 위축시키기 보다는 그러한 것들이 아이들의 학습력을 제고하고 풍부한 창의성을 길러 교실이 하나 되는 아름다운 만남의 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간절합니다.
‘만약 도(道)를 구하려고 하면 먼저 스승을 찾아라. 스승 없이 깨닫는 자는 만 명 중에 하나도 드물다.’ 라는 옛말처럼 선생님의 사랑과 정성 없이 아이들의 정서가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뼈를 깎는 아픔과 자기반성 속에서도 교단을 지켜 주신 선생님께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아이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이 나라의 교육에 거는 희망의 등불을 더 높이 들어주실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선생님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스승의 날 단 하루만이라도 사랑하는 제자들의 존경과 사랑이 선생님의 가슴을 적시는 행복한 날이 되시길 바라며 늘 건강하십시오.
2016년 5월 12일, 이 땅의 선생님께, 장옥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