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늘어나는 부채, 노령인구의 증가, 인구 절벽, 계층 간 갈등의 심화 등으로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교육도 힘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 미래에 대해 얼마 전 한 TV 채널에 나온 조순 선생님의 이야기가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조순선생님은 동향인지라 가까이서 말씀을 듣기도 했는데 사투리가 심해 말솜씨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의 강의는 힘이 있었다. 폐부에 닿는 말이기 때문이다.
조순선생님의 말씀 중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인재를 만드는 일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인재를 만드는 일이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인재라는 것은 건축물의 기둥과 같은 것인데 사회는 기둥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들보도 서까래도 인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농사꾼, 어부, 청소부, 목욕탕의 때밀이도 올바른 직업관이 있으면 나라에 필요한 인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인재란 똑똑한 사람도 큰일을 한 사람도 아니다. 큰일로 따진다면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아닐까? 이완용도 큰일을 한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으로 따진다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찰총장이 된 사람,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조정 같은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한 교육부 정책계획관이 아닐까? 아니면 ‘천황폐화 만세’ 삼창과 동양척식회사 임원을 지낸 선친 자랑을 했다는 KEI 소속 센터장까지 오른 사람이 아닐까?
우리 사회 지도층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걱정스런 행동을 열거하는 일은 너무도 많다. 세금을 안내는 일, 병역 기피, 기술 유출, 회사는 망해도 내 곳간은 채우기, 남의 나라 재산 도피 등 하루가 멀다.
우리 교육은 일류대학 합격자 수, 고시 합격에 박수를 보내다 보니 똑똑한 사람, 큰일만 하는 기둥만 만들고 있다. 용마루, 추녀도 없고 주춧돌도, 들보와 서까래도 없는 건축물만 만드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을까? 조순 선생님은 권력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이 오늘의 교육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감이 선출될 때마다 교육 표퓰리즘 회오리가 생긴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다시 만들어 놓으라고 닦달하니 일선학교에서는 제대로 가르치기보다 교육부나 도교육청이 요구한 묘약 만들기에 밤낮을 설친다. 뜻이 있어 요구한 것을 듣지 않으면 학교평가, 성과급, 근부평정 등또 다른 잣대로 불이익을 주니 따라 갈 수밖에 없다.
학교는 물건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사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기둥이 되고 바로 된 사람일 될까? 그것은 바로 된 가치관을 갖는 일이다. 오늘의 우리 교육,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 교육인 것이다.
가치관 교육은 본보기가 앞서야 설득력이 생긴다. 우리사회 돈의 액수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혹은 억대 연봉 등으로 등급이 매기는 일은 가치관 교육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만들고 있나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