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학생들을 보며 산다

2016.10.13 09:21:00

가을의 아침이다. 가을이 주는 유익은 참 많다. 날마다 하늘은 높아져 간다. 우리의 꿈도 높아져가야 할 것 같다. 날마다 말은 살이 쪄간다. 우리 선생님들은 날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많은 책들을 접함으로 삶이 풍성해진다. 날마다 마음은 깊어져 간다. 선생님의 내면의 풍성함이 학생들의 마음을 깊게 만든다. 날마다 마음이 넓어진다. 선생님들이 바다만큼의 넓은 마음을 지니면 학생들도 마음이 넓어져 간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지도하고 있음을 종종으로 눈으로 확인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 몇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데 한 학생이 물컵에 물을 담아다 갔다 주고 갔다. 시키지도 않았다. 그 녀석, 참 잘 배웠구나, 참 잘 성장했구나, 배운 대로 실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넓은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많으면 장차 우리의 미래는 밝고 빛나지 않을까 싶다.

어떤 학생은 아침식사를 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우고 있는 학생을 보게 된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우는 학생은 시간의 귀중함을 아는 학생이다. 공부의 자세가 되어 있는 학생이다. 이런 학생은 아마 목표를 세우고 꿈을 갖고 결의를 다지고 공부하고 있을 것이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참 귀하다.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이라 한 마디의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학생을 보면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된다. 아니 종종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시간을 귀중히 여기는 학생은 귀중히 여긴 것만큼 나중에 사람들에게 귀중히 여김을 받는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공부할 나이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소년이로학난성이라 젊은이는 늙기 쉽다. 한데 이루기는 어렵다. 그러니 젊음이 다가기 전에 시간의 귀중함을 알고 이룸을 위해 노력하는 이는 언제 봐도 화려한 비단 한복같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앉아 책 읽는 모습을 본다. 이런 모습도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꼭 보아야 하는 장면이다.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보는 독서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학교의 현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독서의 모습을 보면 볼수록 장래는 떠오르는 태양같이 빛나게 된다.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 뒷마무리를 하는 학생도 본다. 청소를 모두가 해야 되는데도 하지 않고 갈 때가 있으면 이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열심히 청소를 하고 뒷마무리를 한다. 이런 이의 뒷모습은 평생 머릿속에 남게 되고 종종 뇌리를 스쳐가게 된다.

교육은 변화다. 선생님들이 노력한 것만큼, 가르친 만큼 학생들은 변화하고 성장한다. 하루하루 변한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기쁨으로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친다. 용기를 잃지 않는다. 새 힘을 얻는다. 주저앉지 않는다. 앞으로 향한다.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며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에 진보를 나타낸다.

이런 선생님들이 가득찬 학교는 행복한 학교다. 사랑과 꿈이 넘치는 학교다. 희망이 있는 학교다. 요즘 일교차가 심해 감기환자가 많이 생긴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건강 잃으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 나 자신을 위해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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