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다지는 각오

2006.03.01 09:00:00

정영수 | 인하대 교수·교육학


3월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매년 맞이하는 새 학기이지만 우리는 늘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올해에는 정말로 존경받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자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교직사회는 교원평가제도 도입, 사립학교법 개정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 상황이 노출되고 이를 통해 교원들의 사기가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삶을 준비시킨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멋지게 만들어 보고자 하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새 학기에 다짐하는 우리의 각오를 다음과 같이 다져보고자 한다.

첫째, 좋은 선생님이 되자.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한 연구도 많이 있었고, 현장에서의 직접 경험을 통해서도 우리는 어떠한 선생님이 정말로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선생님인가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이에 대하여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선생님은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인격적인 만남이 가능한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믿음이 형성되면 교육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를 위해서 올해에는 마치 기업의 고객 중심 영업 전략과 같이 ‘학생에게로 먼저 다가가는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해보자. 그리고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해 보려는 노력을 함께 해보자. 특히 요즈음의 신세대 학생들은 재미있는 수업을 절실하게 갈망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독일의 교육철학자 헤르바르트는 “수업에 있어서 지루함은 금물”이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수업을 하고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는 절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는다.

둘째,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하자.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현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통적 모습의 교육을 고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사회의 변화를 외면하고 전통적 방식의 교육을 고집한다면 머지않아 학교의 기능과 역할을 다른 사회기관이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고유한 교육적 기능과 역할을 비교육적 사회기관에 무책임하게 넘겨줄 수는 없다.

오늘날 급변하는 정보화 시대에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바로 창의적 사고이다. 남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지식의 덩어리를 그대로 전달하고 그것을 답습하는 형태의 교육에서는 사회 발전의 새로운 비전을 찾을 수 없다. 기존의 사고를 뛰어넘는 생산적 사고와 창조적 사고를 어떻게 계발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올 한 해 동안 고민해보자.

우리의 교육현장은 독립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를 일방적으로 주입시킴으로써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여 삶 속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식의 생산성을 높이는 교육은 획일적인 지식 전수식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풍부하고 다양한 학습자료를 접하고 스스로 이 자료들을 탐구하고 적용하여 과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하는 과정 속에서 기존의 문제해결 방식을 개선하거나 전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낼 수 있는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셋째, 세계화 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하자. 오늘날 우리는 국경이 없는 무한 경쟁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곧 국가의 존속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바로 개인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가 경쟁해야할 상대는 국내의 또는 학교 내의 동료학생이 아니다. 학교 내에서 또는 국내에서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좁은 안목으로 교육을 할 수는 없다.

앞으로의 교육은 학습자 개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고로 개발시킬 수 있도록 교사가 다양한 동기부여를 하고 학생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경쟁은 더욱 질 높은 전문 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우리 선생님들은 고급인력을 양성, 공급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질 높은 고급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하여 학교교육은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과정의 운영을 시도하여야 한다. 선진국의 교육과정운영을 벤치마킹하여 교육과정의 국제화를 이룰 때에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그만큼 높아지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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