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시험’ 경쟁 갈수록 치열

2006.08.01 09:00:00

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경쟁률 최고, ‘공무원시험’
지난 6월초 중국에서는 우리의 대학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까오카오[高考]’가 실시되어 전국의 고 3 수험생들이 이 한 번의 시험결과에 따라 인생의 진로가 바뀌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까오카오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험으로 통한다. 이 시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는 대학입시인 까오카오 이외에도 경쟁률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시험들이 존재하는 데 이를 ‘5大 시험(五大考試)’라 부른다.

중국에서 경쟁률이 제일 높은 시험은 ‘공무원 시험’이다. 매년 11월에 치러지는 공무원시험은 만 18세 이상 35세 이하의 중국인들이 응시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대학입시와 대학원 시험을 뛰어넘는 중국 제일의 시험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 실시된 공무원 시험의 경우 전국적으로 36만 5000명 가량이 시험에 참가하였는데 이는 2004년에 비해 47%나 증가한 것이다.

직위별 평균 경쟁률은 35:1이었지만 인기 직종에는 경쟁률이 200:1 정도였고, 일부 직종에서는 2187: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공무원 시험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가 좋고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최근에는 수입이 많은 일반 사기업에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인생의 진로 결정되는 ‘대입시험’
다음으로 중국 교육의 지표로 삼는 대입시험 까오카오가 있다. 이 시험은 고 3 수험생 및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6월 초에 치르는 시험으로 한여름의 더위와 더불어 중국 대륙을 열기 속으로 몰아넣는 시험이다. 중국의 대입시험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날 실시되지만 시험 결과가 같다고 해서 같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수험생이 속한 지역별로 나름의 기준을 정하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대를 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까오카오에서 동일한 점수를 받더라도 자신이 속한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기준을 다르게 적용받게 된다. 이는 중국정부가 낙후된 지역 및 소수민족을 배려하려는 차원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800여만 명이 이 시험에 응시하였는데 현재 중국에서는 획일적으로 치러지는 대입시험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 주요 내용으로는 현행 까오카오가 소질을 갖춘 학생들을 제대로 선발할 수 있는 제도인가 하는 것과 과연 이러한 방법으로 선발한 대학생들이 사회에 필요한 소질을 갖춘 인재로 양성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 대입시험에 있어서의 평등권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으로는 ‘전국생(全國生)’을 포함한 까오카오이민[高考移民]과 재수생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들어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한 재수생들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이들과 관련된 문제가 점차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 4학년(高四)이라 불리는 이들 재수생과 관련한 사회적인 문제로는 재수 비용 및 그들의 재도전의 성공 여부로 많은 수의 재수생들은 엄청난 경비를 들이고도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가정에서 떠안게 되는 빚이 중국 교육에 있어서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기 얻는 ‘대학원시험’
세 번째로 대학졸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학원 시험 ‘카오얜[考硏]’이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각 대학에서는 지난 몇 년간 매년 10% 정도씩 입학정원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대학원 시험은 여전히 경쟁률이 높은 시험의 하나가 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마무리된 2006년도 석사생 시험의 경우 전국적으로 127만 5000명이 참가하여 작년에 비해 9%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렇듯 대학원 입학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중국의 취업문제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생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대학원 진학을 통하여 찾고자 하나 그 역시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난 대학원 입학정원으로 인하여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좋은 직장을 찾기는 힘든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대학 졸업의 필수 ‘영어시험’
네 번째로 중요한 시험의 하나는 영어와 관련된 시험이다. 중국의 대학생들이 대학 졸업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어시험을 통과하여야 한다. 이 영어시험은 ‘영어 4급’, ‘영어 6급’ 시험으로 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대학 졸업을 제때에 할 수 없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영어 4급’, ‘영어 6급’ 시험은 합격·불합격으로 구분되어 시험에 통과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으나, 2005년 6월부터 ‘영어 4급’, ‘영어 6급’ 시험을 합격·불합격의 합격증서 수여가 아닌 290에서 710점까지의 분포를 가진 영어성적 증명서가 발급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또한 이번 개정된 영어시험에서는 대학 재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영어 4급에서 일정한 점수를 획득해야만 다음 단계인 영어 6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각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취득한 점수를 대상으로 대학의 실정에 맞는 기준을 정하여 학생들의 졸업을 위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였다.

부정으로 얼룩진 ‘성인대학시험’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중요한 시험의 하나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성인까오카오[成人高考]’가 있다. 이 제도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학입학시험제도로 학위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인들이 많이 응시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은 보통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의 성인교육과정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전문대학 졸업자들이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수여되는 성인교육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매년 10월 중순에 치러지는 이 시험이 중국 사회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응시자가 많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시험과정에서 나타나는 대대적인 시험부정행위 때문이다. 작년에도 대다수의 성인까오카오에서 대리시험,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 등의 문제가 중국 도처에서 발생하여 이 시험의 관리를 위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요구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성인까오카오에서 많은 입시 부정이 일어나는 이유는 학력에 따른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던 일반인들이 이 시험을 통과할 경우 자신의 학력을 고등학교 졸업에서 전문대학, 또는 대학 졸업으로 높일 기회를 제공받기 때문에 많은 중국인이 이 시험에 응시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중국에서는 ‘공무원 시험’, ‘대학 입학시험’, ‘대학원 입학시험’, ‘영어시험’, ‘성인 대학시험’ 등이 경쟁률이 높고, 사회적인 관심을 받는 시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시험의 열기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취업난과 중국의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로의 재편과 더불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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