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잠재적 비선호학교 노력하면 적극 지원"

2007.05.01 09:00:00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학교가 스스로 발전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교육청이 적극 도울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학급 수 조정 등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2010년 시행을 앞둔 ‘서울특별시 후기일반계고등학교 학교선택권 확대’와 관련해 학교의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두고 경쟁해야 하지만 뒤처져도 노력하는 학교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다음은 공 교육감과 일문일답.


- 지난 2월 서울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이 발표되고 난 뒤에 여러가지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만 강남 지역 학부모들이 학생들이 학교를 멀리 배정받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알고 있는데 현재 연구용역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 계획이 발표되고 난 다음 평준화 제도의 해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커져가고 있습니다. 학교선택권 확대 이후 평준화 제도는 어떻게 됩니까?
“학교선택권 정책은 입학추첨 배정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원천적으로 봉쇄됐던 학교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학생·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게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준화 제도가 훼손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은 평준화 제도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고 오히려 보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학교서열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 제도의 도입으로 학교 간 서열화나 교육격차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추첨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강화되면서 학교별로 선호·비선호학교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교육청은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학교 간 균형발전을 이뤄나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 잠재적 비선호학교는 어떤 학교를 말하는 것이며, 또 이런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은 무엇입니까?
“잠재적 비선호학교는 모의실험 결과 지원자가 미달한 학교, 현행 선지원·후추첨 배정학교 중 지원자가 미달하는 학교, 일반추첨 배정 시 민원이 야기되는 학교 등입니다. 비선호학교는 통학여건이 불편한 경우나 거주지 내 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 인접해 있거나 교육시설이 현저히 열악한 경우 발생합니다. 따라서 교육청은 이같은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해 ‘비선호학교 컨설팅 지원단’을 보내 학교 비선호 요인을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학교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 좋은학교 만들기 자원학교 우선 지정, 학교환경개선사업 대상 선정, 우수교사 배치 등의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2010년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 앞에 설 학교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학교에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또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수요자인 이들에 맞춰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것인데 이같은 자구노력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청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학교가 뒤처진다고 생각이 드는 데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예산 및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없을 뿐더러 학급수 감축 등과 같은 조치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비록 이 제도가 지역적으로 서울에 국한된 제도이기는 하지만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시·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아직 다른 시·도교육감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서울과 같이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몇몇 시·도에서는 평준화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이 이번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많이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발표된 계획이 시행될 때까지 앞으로 3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앞으로 3년 동안 실제 고교 지원학생들을 대상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등의 정보와 각종 자료들은 교육청도 참고하겠지만 일선학교에 모두 공개해 학교의 선호여부, 개선정도 등을 파악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일선 학교는 경쟁원리 도입이 불가피한만큼 학생과 학부모, 교육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3년 동안 준비한다면 2010년 제도가 본격 시행될 쯤이면 일선 학교가 제도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승호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