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교감하는 낙농체험마을 청계목장

2013.08.01 09:00:00

‘농촌체험’, ‘어촌체험’ 등 전국에 체험마을이 여럿 있다. 주말이 되면 도시를 떠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시골로 찾아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청계목장은 낙농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지원하는 에듀팜이다. 청계목장에 체험 온 아이들을 따라 낙농체험에 동행했다.

보고, 따라 하며 배우는 에듀팜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너른 들판,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힐링’ 하기 좋은 ‘청계목장’은 2012년 경기도 농업기술원으로부터 용인시 목장 1호 에듀팜-교육목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20만 평의 넓은 부지와 더불어 △소 젖짜기 △송아지 우유 주기 △건초 주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토끼, 염소 먹이 주기 등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소, 말, 타조,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나보고, 낙농체험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어 가족단위 체험이나 현장학습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젖 짜고 먹이 주며 생명과 교감하는 시간
하루 30리터의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는 매일 아침과 저녁 두 번에 걸쳐 우유를 짜주어야 한다. 우유를 짜는 작업을 ‘착유’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아침 착유는 아침 6~7시에 이뤄진다.

오늘은 아이들을 기다리느라 착유가 조금 늦게 이뤄졌다. 엄지손가락으로 어미 젖소의 젖을 감싸 쥔 채로 두 번째 손가락부터 차례로 살포시 접으면 새하얀 우유가 통으로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이들은 커다란 어미 젖소의 위압감과 낯선 체험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우유를 손에 발라보며 “따뜻해요. 손에서 우유냄새가 나요”라며 맑게 웃었다.

어미 젖소를 뒤로하고 비탈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 생후 100일이 채 안 된 송아지들이 아이들을 반긴다. 아이들을 보니 배가 고팠는지 “음~머”하며 얼굴을 빼꼼히 내민 채 연신 울어댄다. 하루 4리터의 우유를 마시는 송아지에게 플라스틱 가득 담긴 우유를 먹여보았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지만 젖 빠는 힘이 꽤 세다.

하얀 백마가 사는 멋스러운 원형 마장을 따라 숲길을 오르면 토끼와 강아지가 사는 우리가 나온다.

살랑살랑 꼬리 치는 웰시코기들도 귀엽지만 포동하게 살찐 토끼에게 아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다음 체험이 바로 토끼에게 당근을 먹여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몸집이 큰 젖소나 송아지에겐 뒷걸음질치던 아이들이 조그만 토끼에겐 먼저 다가가 서로 당근을 먹이겠다고 성화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동물들과 동물원에서도 해볼 수 없는 먹이 주기 체험에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준비한 당근이 동나자 아이들의 표정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청계목장엔 말, 개, 토끼, 타조,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어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고, 미리 신청하면 원형 마장에서 말을 타볼 수도 있다.

자연과 동물들 속에서 오감체험
동물과의 다양한 체험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은 트랙터를 타고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조금 더웠는지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 아이들이 트랙터에 올랐다. 밭을 갈고, 옥수수를 파종하는 차량인 트랙터를 이곳에서는 마차와 연결해 아이들을 실어 나른다.

덜컹거리는 마차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도니 아이들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라며 신이 났다. 비록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시원한 바람이 아이들의 땀을 식혀주는 데 적합했다. 트랙터로 목장을 한 바퀴 도니 체험장 반대편으로 커다란 한우축사와 옥수수밭이 보였다.

밭에서 난 옥수수는 목장 내 가축들의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함이다. 비록 식량 자급률은 30%밖에 안 되지만 요즘처럼 수입 곡물값이 많이 올라 경영이 힘들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청계목장에는 젖소뿐 아니라 한우도 만나볼 수 있다. 트랙터로 목장을 돌 때 봤던 커다란 한우축사에서 건초주기 체험이 시작됐다. 소는 이빨이 아랫니만 있고, 뭉툭해 다칠 위험이 없다. 아이들이 둘둘 말린 건초를 집어다 먹이니 긴 혀를 내밀며 꿀꺽꿀꺽 잘 받아먹는다. 아이들은 저 멀리 소도 배가 고플 테니 먹여줘야 한다며 건초를 들고 왔다갔다 분주했다. 운이 좋으면 간혹 건초주기 체험을 하다가 송아지가 태어나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 체험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렸던 아이스크림 만들기다. 화학성분이나 기타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간단한 과학 원리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간 얼음과 소금을 넣은 큰 볼에 우유와 기호에 따라 과일을 갈아 넣은 작은 볼을 올린다. 작은 볼 속 우유를 거품기로 잘 저어주며 큰 볼에 든 얼음에 비비면서 거품기로 잘 저어주면 15분 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완성된다.

소금이 물에 녹으면 주위의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이 일어난다. 얼음은 열을 흡수하고, 우유는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볼에 담긴 우유가 영하 20도의 저온이 되면서 상온에서 쉽게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가능한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얼음과 소금의 비율이 3:1이어야 한다는 것. 오늘은 강사의 설명에 따라 우유에 타먹는 초콜릿 가루를 넣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았다. 슈퍼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만 먹어본 아이들이 우유가 서서히 아이스크림이 되어가자 신기한지 연신 숟가락으로 찔러보고 먹어봤다. 아이스크림이 완성됐으니 먹어도 좋다는 강사의 말에 아이들은 서로 떠먹여 주며 즐거워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신선한 우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 청계목장 여행 팁 승용차 네비게이션 포인트
청계목장(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박곡리 279-2)
체험운영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2시 30분(체험)
오후 2시 30분~오후 4시 30분(목장 개방)
체험비 대인 2만 5000원 / 소인(미취학) 2만 원
안내전화 031-322-5200(반드시 예약 후 방문)
홈페이지 www.cheonggyefarm.com
김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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