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거창은 우리가 책임진다! 경남 거창여자중학교

2014.07.01 09:00:00

경남 거창여자중학교 교정은 유난히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전통혼례 체험, 시 창작을 위한 소풍 등 오늘도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나선 1학년 학생들.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생각을 발표하며 체험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늦봄, 미래의 새싹을 틔우고 있는 경남 거창여자중학교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과 동행 취재했다.



사진 _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자유학기제, 1학년 1학기에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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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하던 학생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갑자기 빡빡한 교과과정을 소화해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1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그 과도기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본연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잃지 않아 좋아요.” 이홍국 거창여중 교장과 김현숙 교무부장은 자유학기제 시행시점은 1학년 1학기가 이상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담당 교사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입학 전 학생들을 수차례 소집했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연수과정을 진행했다. 아직 교사들의 발령이 나지 않아 프로그램은 준비됐는데 정작 담당할 교사를 정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럼에도 2학년이 아닌 1학년, 게다가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고 이 교장은 단언했다. 진로탐색과 연계된 교과과정을 중학교 진학 직후에 배치함으로써 대학교까지 이어질 차후 학습에 동기부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유학기제를 2학년에 실시했을 경우 학습의 큰 흐름이 중간에 끊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에 교사 업무과중... 그래도 보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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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여자중학교는 진로탐색을 위해 동아리 10개 반과 선택프로그램 9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1학년이 총 4학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되는 프로그램 수가 꽤 많은 편이다.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진로 탐색의 스펙트럼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은 예술, 체육에 중점을 뒀다. 명화를 감상하고 패러디하여 그려보거나 IOC 의원이 되어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등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담당 교사들은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으로 업무과중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면서도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도 집에 가지 않는다고 교사들이 하소연할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되면 인근 중학교와 프로그램을 공유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주어진 여건 및 상황 안에서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 행복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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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선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김정용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육 교과에 진로 수업을 접목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운동선수, 동작 분석가, 코치, 응급구조사,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된다. 미술 교과와 영어 교과 또한 진로 교육과 융합했다. 미술시간에 그림으로 표현한 ‘미래 자신의 모습’을 영어 시간에 영어로 발표한다. 즉, 각 교과의 핵심성취요소를 교과과정에 반영하면서 학생들의 꿈과 소질을 개발하고 구체화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경혜숙 교사는 “각 교과 담당 교사들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연이어 진행하면 교과 간 연계성 때문에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수월하고 수업 집중도도 높아진다”며 융합수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더 나아가 거창여자중학교는 전 교과를 연계하여 거창의 문화를 소개하는 융합수업의 날인 “거창한 거창 Day”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국어 수업은 거창의 문화에 대한 소개글쓰기, 수학 수업은 거창 문화 유적지 여행비용 계산하기, 미술 수업은 거창을 알리는 포스터 그리기 등으로 구성돼 학생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체육 수업에는 체육 마케팅 직업체험이 예정되어 있어 학생들은 매년 개최되는 거창 마라톤 대회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 교장은 “과정 중심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수업이 연계됨으로써 학생들이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로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니까 1학년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그 기운이 전해져 2, 3학년도 활발해졌어요. 변화가 눈에 보이니까 교사들도 행복해졌습니다.” 이 교장은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량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함께 한 교사들 모두 “자유학기제가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한 자유학기제가 미래에 거창한 거창을 이끌 날을 기대해본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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