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죄송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2015.12.01 09:00:00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흥행하지 못한다는 영화계의 편견을 깨고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역사 시간을 통해 우리의 독립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름 없이 목숨 바친 분들의 희생까지는 미처 떠올리지 못했었다는 점, 남성들만의 독립 운동이 아니었다는 점, 변절과 그로 인한 희생 등 많은 부분을 우리에게 화두로 던지는 영화입니다. 시나리오의 극적 구성과 배우들의 열연 등 재미 요소도 충분한 만큼 아이들과 수업에 활용하기 좋은 작품입니다.

1. 불공평한 세상
지난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대형 태극기가 시내 곳곳에 달렸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기념식이 진행되었고,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찬란한 그 날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독립’하면 떠오르는 우리를 위해 헌신한 독립투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역사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조국의 광복은 몇몇의 정치인이나 독립운동가에 의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의 대가 없는 희생으로 얻게된 값진 결과인 것입니다.

친일 행위를 한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변명하곤 합니다.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 인식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며, 오히려 민족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망언을 하기도 합니다. 역사적 인식, 개인적 성향의 차이를 떠나 그들의 선택이 민족 전체에 크나큰 아픔을 주었다는 점에서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사필귀정’, ‘인과응보’.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 말들을 당연한 진리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마땅히 존경받고 대우받아야 할 독립유공자들의 삶은 너무도 비참합니다. 식민 지배 당시 자신의 전 재산을 아무 조건 없이 독립자금으로 내놓았던 이들, 목숨을 걸고 동토의 대륙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은 최소한의 생계비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로 인정조차 받지 못한 경우에는 아무에게 기억도 되지 못한 채 쓸쓸히 잊혀져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반민특위에서 친일파로 규정된 사람들조차 형식적인 처벌만 받고 다시 지위를 얻고 재산을 잃지 않은 채 큰소리를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며 유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2. 교육적 접근
영화 <암살>을 교육적으로 접근하여 해석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과 친일
영화에 등장하는 친일의 유형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공장을 경영하며 비행기를 일본에 헌납하는 모습을 보여준 인물, 독립군의 핵심으로 역할을 했지만 배신한 염상진. 적극적인 가담이었는지, 친일을 하게 된 상황 등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친일 행위는 실재 했었던 일이며,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의 모습도 활동 무대에 따라 다르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임시정부에서의 활동, 만주에서의 무장투쟁, 국내에서의 활동 등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는 대부분 남성들입니다. 유관순 열사와 같이 일제에 저항한 인물도 있지만 적극적인 무장 투쟁의 기록은 학교교육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작품 속에서 안옥윤은 명사수로 그 어떤 독립운동가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여성의 입지가 크지 못했던 당시의 상황 탓에 더 알려지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사례가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은 나라를 위해 몸 바친 그녀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국난의 상황에서 우리의 자세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있었을 당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십 여 명의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것이었습니다.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위기의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전역을 연기한 것입니다. 흔히 젊은 세대의 경우 애국, 안보관이 빈약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였었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와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국난이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고민입니다. 국가의 존폐를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인데, 우리는 역사 속에서 1,000여 회가 넘는 외침 속에서도 강한 신념으로 굳건히 지켜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접함으로써 아이들이 마음속에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 가야 할 것입니다.

3. 수업 활용
우리의 독립과 관련한 작품인 <암살>은 관련된 다른 작품들과 함께 살펴보면 더욱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우선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의미의 독립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독립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와도 관련지어 볼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독립을 다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다룬 <브레이브 하트>는 내용적 요소의 공통점을 추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작품들입니다.

4. 작품 관련 토론
영화의 말미에서 염상진은 반민특위 법정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자신에게 야유를 퍼붓는 청중들에게 오히려 큰 소리로 호통을 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친일파의 입장을 옹호하는 입장과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나누어 토론을 진행해보도록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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