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일으키는 어루만짐

2016.11.08 16:14:22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이야기가 한 편의 동화 속에 살뜰하게 묻어난 책

사랑을 담은 어루만짐이 기적을 일으키다!


국내에서 인터넷과 SNS를 통해 ‘어느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 등의 제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는 책에 실려 있기도 하지만 원작자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서로를 끔찍이 사랑하는 노부부가 평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한 사람이 상대의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꼭꼭꼭’ 세 번 누르면, 상대방도 그 사람의 손바닥을 ‘꼭꼭’ 두 번 누르곤 했습니다.

 

‘꼭꼭꼭’ 세 번은 바로 ‘사랑해’라는 의미고, ‘꼭꼭’ 두 번은 ‘나도’라는 의미입니다. 어느 날 부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남편이 문득 평소에 하던 ‘꼭꼭꼭’ 생각이 나서 부인의 손바닥을 세 번 눌렀더니 기적처럼 부인의 손가락이 두 번 움직였고, 이후 의식을 되찾았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상대의 손을 터치할 때!


‘사랑해, 꼭꼭꼭’은 “‘사랑해’ 하면서 손바닥 꼭 누르기”를 세 번 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기적 같은 손나눔을 말합니다. 실제로 『사랑해, 꼭꼭꼭』의 글쓴이는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친구에게 매일 찾아가 ‘사랑해, 꼭꼭꼭’을 해 주고, 또 그림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쓰러진 엄마에게 ‘사랑해, 꼭꼭꼭’을 하도록 했지요. 그리고 백 일 뒤, 정말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친구의 의식이 돌아왔거든요. 이 그림책은 글쓴이가 직접 경험한 기적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만들었습니다.  -출판사의 리뷰 중에서

 

필자는 이 책을 우리 1학년 아이들에게 11월 동화로 읽어 주며 서로의 손바닥을 세 번씩 꼭꼭꼭 눌려주고 있답니다.  나도 좋고 아이들도 참 좋아한답니다. 이  책의 전문을 옮겨 적으며 제 가슴에 피어나던 따스한 감동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접하는 독자 여러분도 사랑하는 제자나 가족들에게 꼭 실천해 보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전체를 옮겨 봅니다.  글도 감동적이지만 그림은 더 따스하답니다. 이 그림책은 식탁에 놓아두고 하루에 한 번씩 가족들이 돌려가며 읽고 싶은 책입니다.  먼저 가신 부모님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생각나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니까요.

사랑해, 꼭꼭꼭

  

쿵!

구급차가 엄마를 데려갔어요. 그리고 엄마가 집에 오지 않아요.

"하느님 우리 엄마 좀 살려 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핸드폰 사 달라고 떼쓰지 않을게요. 제발 도와주세요."

"엄마, 나 왔어."

엄마가 잠만 자요.

"엄마, 일어나. 엄마 눈 좀 떠 봐."

엄마가 일어나지 않아요. 아무리 깨워도 엄마가 일어나지 않아요. 엄마가 계속 잠만 자요.

"엄마, 나 갈게.  또 올게." 

나는 감자를 엄마 품에 안겨 주었어요. 내가 없는 동안 감자가 엄마를 지켜 줄 거예요.

 

'엄마한테 책 읽어주려고?"

"응. 할머니도 아침에 나 깨울 때 책 읽어 주잖아."

책을 펼치던 규하가 할머니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아하! 할머니가 읽어 주면 되겠다."

"안 돼, 규하야. 시끄럽게 하면 안 돼."

"왜 안 돼, 할머니? 다 자고 있잖아. 다 깨워야 해."

"나중에, 나중에 읽을게."

"부끄러워서 그래, 할머니?"

"그럼 내가 읽을게. 사랑하는 건 참 쉬운 일 같아."

 

규하가 의사 선생님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물어요.

"선생님!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모르는 게 없지요?"

"그럼. 선생님은 모르는 거 빼고 다 알지."

"그럼 선생님, 맨날맨날 잠만 자는 잠꾸러기 엄마는 어떻게 깨워요?"


"아빠! 엄마 손바닥 누르면서 엄마한테 '사랑해'하고 세 번만 말해.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대."

"아빠는 맨날 말해."

"언제? 한 번도 못 들어 봤는데."

"너 잘 때."

"그래? 그럼 지금 하면 되겠네. 아빠, 엄마 자니까 지금 말해."

'이따가 할게."

"싫어, 지금해."

"이따가 한대도."

"그럼 지금은 내가 대신 할게."

"엄마, 아빠가 사랑한대! 아빠가 엄마 무지무지 사랑한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여보!"

 

규하는 아빠를 따라 날마다 엄마가 있는 병원에 갔어요. 그리고 매일매일 엄마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었어요.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규하는 손가락으로 엄마 손바닥을 꼭꼭꼭 세 번 누르며 엄마 귀에다 대고 말했지요.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여보, 사랑해. 엄마, 규하가 엄마 아주 많이 사랑해."

 

규하와 아빠는 매일 손가락으로 엄마 손바닥을 꼭꼭꼭 세 번 누르며 "사랑해"하고 말했어요.

"아빠, 우리가 엄마한테 '사랑해' 며칠 했게?"

"글쎄?"

"오늘이 백 번째 날이야."

"벌써 그렇게 됐나?"

할머니가 규하의 손을 꼭 잡았어요.

 

오늘도 규하는 엄마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었어요. 그런 뒤 규하와 아빠는 손가락으로 엄마 손바닥을 꼭꼭꼭 세 번 누르며 말했지요.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여보."

"엄마, 규하가 엄마 아주 많이 사랑해."

할머니는 엄마 손바닥을 물수건으로 닦아 주며 조그만 소리로 말했어요.

"사랑헌다, 에미야."

 

그때,

기적이 일어났어요.

엄마 입술이 조금씩 움직였어요.

"사랑해 규하야. 사랑해 여보. 사랑해요, 어머니."

 

김인자 글 조아름 그림/고래이야기/12,000원

장옥순 전남 담양금성초 교사 jos2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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