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폐지에 대한 현장 교사의 제언 2장

2017.08.02 08:56:29

내가 살고 있는 집 옆에는 모 외국어고가 있다. 그리고 특목고를 다니는 학생들도 주변에 많다. 그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공부를 하는 양도 일반고에 비해 다르게 보이지만, 학사 운영 자체가 크게 다르다. 중학교에서 그래도 우수학생으로 선발되어 입학한 학생들이기에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수업의 양도 차이가 있고, 그들이 교사의 수업을 받아들이는 감각도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좋은 학생을 선발해서 우수하고 질 높은 인재를 교육으로 길러내는 것 그것 또한 얼마나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에 그 누가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는 어학 수업이 일반고에 비해 월등이 많다. 외국어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 공부를 통해 고등학교 단계에서 무엇을 창출해 내고 있으며 이들이 결국 나아가는 길이 어디냐는데 문제가 있다. 폭넓은 영어를 공부해서 이들이 통역관으로 아니면 학술지를 만들어 내어 영어권에서 국익을 창출해 가는 길로 토대가 이루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있다.


특목고를 만든 취지는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추첨제 방식으로 입시가 바뀌게 됨으로써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성적차이가 있는 학생들이 함께 학습을 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 한 반에서도 학력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교사가 어디에다 수준을 맞추어 수업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고, 수준 높은 학생은 수업 시간에 억지춘향꼴로 시간을 때워야만 했다. 이런 아우성을 잠재우기 위한 대안으로 출현한 것이 특목고였다. 특목고 출발점은 좋았다. 그런데 이런 학교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늘어나더니 이제는 일반계고에서는 성적이 지나친 하향 추세로 나타나 수업보다는 인성문제에 더 큰 문제를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인성도 좋고 성적도 우수한 학생들이 고루 있어야 인성이 좋지 않은 학생도 마중지봉처럼 좋은 인성으로 동화되어 갈 수 있을 텐데. 이제는 너무 성적이 하향추세로 치닫고 인성 또한 지도하는데 문제점까지 노출시키고 있다. 특목고가 일반고 수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특목고가 과연 그렇게 많아야만 하느냐에 있다. 해마다 특목고에서 학생을 모집하는데 인문계통이 많은가 이과계통이 많은가? 대충 짐작하여도 알 수 있다. 서울에만도 외국어고등학교가 몇 개인가? 그리고 수도권 주변에 외국어고등학교는 또 몇 개가 있는가? 인문계통 학생들을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선발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일반고에서 교육시킨다면 일반고의 교육은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그것도 좋다. 그런데 일반계 중에서 우수 학생들이 이과 계통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문과의 경우는 수업도 수업이지만 교과의 기초학력수준 미달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고 기초학력 미달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특별 지원금도 끝없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닌 현실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게다가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전학을 오는 학생 대부분이 문과로 배정되어 일부 학교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뜩이나 수업이 제대로 안되고 사건사고가 많이 나는 인문계통의 학생들의 동향을 바로 잡아 나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아우성을 덜기 위해서라도 특목고를 폐지하여 학력의 균형감각을 유지해야만 할 상황이 도래했다.

조기철 부광고등학교 akshdto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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