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따라 찾아가는 여행기 3

2018.03.12 09:06:13

자신의 고장(아사히카와)을 아름답게! 도전하는 고교생

쌀가루 보급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전남 위기의 농업이 가야 할 길 , 교육에서 찾아야

 

세상이 참 많이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구조의 변화이다. 이로 인하여 점차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농업 분야이다. 농업 기계화와 품종 개량으로 국내 쌀 생산량이 늘고, 수입되는 쌀의 양도 많아지면서, 쌀이 남아도는 시대가 되었다. 게다가 매년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쌀 개방화 협약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남아돌 것이다. 그 결과로 쌀값은 계속 떨어져서 이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걱정도 많다. 한 해 동안 고생해서 농사를 지었지만 그만큼 소득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장차 식량주권이라는 과제가 있어 농업문제는 그냥 소홀하게 넘길 수만 없는 중대한 과제다.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벼농사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견과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벼농사를 줄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남아도는 쌀, 벼농사를 줄여야 할까? 벼농사를 줄이는데 찬성한다. 그 이유로 한국인의 식습관이 변하고 있기에 농사도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요즘 사람들은 밥으로만 식사를 해결하지 않는다. 국수, 파스타 등 면으로 된 음식을 즐기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밥을 먹지 않기도 한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식습관이 변하면서 당연한 현상이 되었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벼농사를 고집한다면 농민들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읽어내고 농업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최근에 전남에서도 벼농사 대신에 다른 작물 재배를 심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넘쳐나는 쌀이 생계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도전을 받은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북부 홋카이도는 농업지역이다. 이곳의 중심부인 아사히카와에 위치한 아사히카와농업고교는 아사히카와역에서 동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는 농업과학과, 식품과학과, 산림과학과, 생활과학과로 470명의 학생이 배우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식품과학과의 '쌀가루연구반'이다. 이런 도전은 2009년도에 시작되었다.




이무렵 1인당 쌀 소비가 감소하고, 한편으로 밀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본 농림수산성이 쌀가루 생산을 지원하지만 관심도는 아주 낮았다. 이때 아사히카와농고는 지역 산업과 연계하여 '쌀가루반'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같은 출발은 2010년 이 지역에서 생산한 쌀가루를 사용한 '쌀케이크' 만들기에 성공으로 연결되었다. 이와 더불어 콩 생산자 단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검은 콩의 재료를 이용한 케이크 만들기에 성공하였다. 쌀 가루 100%와 콩가루를 배합하고, 학교에서 생산한 우유를 사용하여 아사히카와 농산물 사용 비율을 확대하였다. 이곳 '쌀가루반'에서 배운 것의 좋은 점을 동생에게도 알려 동생도 이 학교를 진학하게 하였다.


이처럼 밀가루를 사용한 만두피 대신 쌀가루를 사용하고 부침개(일본어 지지미)도 쌀가루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한 것이다. 물론 성공에 이르기 까지는 여러번의 실패도 있었다. 이렇게 쌀가루로 만든 케익을 상품화 하여 팔자 순식간에 다 팔려 나간 것이다. 이 과정에는 지역 농협과 기업, 그리고 고등학교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였다. 


이렇게 지역의 한 농업학교가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가게에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빵이나 쌀가루 제품이 진열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쌀가루 보급의 승부는 지금부터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쌀 농업은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위기의 전남 농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선진 기법을 적용한 농업교육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발전과 연계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도전을 한 아사히카와농업고의 발전을 기대하면서우리 지역에서도 이같이 도전하는 학교가 나오기를 기대하여 본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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