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총 9개 팀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도 유례없는 ‘공룡부서’가 탄생했다. 서울시교육청이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민주시민생활교육과가 그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조희연 교육감 2기를 맞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결과 본청 슬림화에 맞춰 ‘1실 3국 7담당관 14과 1추진단, 86담당’ 체제에서 ‘1실 3국 7담당관 12과, 81담당’으로 개편됐다.
그 가운데 ‘민주시민생활교육과’라는 거대한 부서가 만들어졌다. 이는 교육정책국 내 민주시민교육과와 평생진로교육국 내 학생생활교육과가 합친 것으로 ‘민주시민교육기획·운영’ ‘생활교육’ ‘상담·대안교육’ ‘성평등’ ‘평화·세계시민·다문화교육’ ‘특수교육’ ‘특수교육지원센터’ ‘학생인권교육센터’ ‘민주시민생활교육지원’ 등 총합 9개 팀을 보유하게 됐다. 민주시민교육과가 담당하던 독서·인문사회교육은 초·중등교육과가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식으로 변경해 두 자릿수는 피했다.
민주시민육성과 학생생활지도는 함께 가야한다는 뜻에서 이처럼 결합했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몸집을 걱정하는 이도 적지 않아 벌써부터 추가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특수교육은 다소 결이 다른 만큼 추후 이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지원체계 갖추도록 노력"
■정영철 초대 과장
정영철(사진)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은 사상 초유의 ‘공룡부서’를 맡은 것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모습이었다. 종전 학생생활과장이었던 그는 새로운 업무를 파악하는 한편, 기존의 학교폭력 업무 등을 교육지원청 내에 신설된 통합교육지원센터와 어떻게 보조를 맞춰야 하는지 등에 골몰하고 있다.
정 과장은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생활지도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장 교원들이 교육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최근 현장은 학폭 등 업무 과중으로 역동성이 다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서울 대영중 교장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보건실 데이터’ 구축으로 학생 생활지도에 활용한 사례였다.
그는 수업시간만 되면 보건실로 사라지는 학생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보건교사와 협의 후 한 가지 ‘PC용 프로그램’ 구입을 결정했다. 우선 통계부터 내자고 한 것이다. 수개월 뒤 보건교사로부터 받은 통계를 보고난 후 눈을 번쩍일만한 결과를 받아들고 즉시 실행에 옮겼다.
정 과장은 수업시간 동안 보건실로 가장 많이 방문한 학생에게 다가서 장난을 거는 식으로 상담을 시도했다. 그 결과 학생의 고민을 알게 됐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학생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도출해 좋은 교육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효과적 지원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