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교육이 어디까지 왔을까?

2019.04.06 09:14:59

촛불 집회를 중요하게 다뤘던 언론사에서 골치거리가 참가인원 집계였다. 경찰측 추산집계와 집회측 추산집계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열쇠는 집회가 열리는 근처의 편의점의 카드 결재내역을 확인하거나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를 집계하는 방법이 매우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드높인 사건은 구글이 독감 유행을 예측하는 이벤트였는데, 구글 사용자들의 ‘독감’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 독감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북미지역에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곧 독감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을 밝혔다. 특정한 단어의 검색량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한 한계는 존재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갔다는데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이메일 외에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과 SNS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빅데이터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넘쳐나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데이터의 확보와 분석이 필요한 시대에 인간은 사회활동에서 끊임없이 디지털 흔적을 남기면서 움직이고 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크기, 다양성, 속도, 정확성, 가치 등의 속성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은 보편화되어 수많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장의 흐름을 예견하고 구매자의 선택과 결정을 정확한 데이터로 만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물론, 구매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빠른 배송이 되도록 구매예측 상품을 소비자와 가까운 물류창고에 충분히 준비해둔다.

 

해외직구를 하면 통상 1주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구매패턴을 분석한 해외쇼핑몰에서는 한국 물류센터에 인기 추천 상품의 상당부분을 미리 선적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빅데이터 속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상존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정보의 노출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 SNS 상에 본인이 아닌 사진을 걸어 놓은 계정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본인의 데이터는 숨기고 타인의 데이터를 탐하는 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감시하는 CCTV는 24시간 인간을 디지털 장비로 저장하고 있으며, 늘상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GPS(위치) 사용으로 인간이 움직이는 모든 동선을 업체에서는 다 알고 있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결재한 신용카드 내역, 검색한 내용 등은 빅데이터로 누적됨과 동시에 ‘빅브라더’라는 특정한 조직에 노출이 된다.

 

한마디로 인간의 디지털 족적이 낱낱이 남기게 되는 것이며 불특정다수의 불순분자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의 일상적인 이야기,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개인 저작물이 공유하기와 퍼나르기 기능에 의해 배포되는 경우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변모할 수 있다. 이때, “과연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또 다른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의 올바른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통계가 무척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의 오류(평균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며,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에게 유용한 혁명으로 다가온 빅데이터가 순기능을 보장하고 역기능은 제거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인간에게 큰 행복과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한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꿀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한국의 초·중·고 교육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뿌려진 활자화된 데이터만을 학습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디지털 도구를 가지고 충분히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직도 일선학교에서는 수학의 ‘미분과 적분’, ‘방정식과 부등식’ 등을 교육과정에 맞게 공식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는 교육에 머물고 있다. 교실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경험을 획득할 수 있으며, 문제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계하여 창의적인 인재로 키울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 교육은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 아니라 현재 이뤄지는 교육과정 속에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교육부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청은 단위학교에서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는 기자재의 보급과 더불어 최첨단 기술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교사 연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가 있더라도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말장 도루묵이다. 급속한 변화를 거듭하는 미래사회 속에 IT 기술보다 빅데이터가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최우성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woosung2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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