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중·고교 학생들이 화장실, 빈 교실 등에서 체육복·실습복·교복 등을 바꿔 입는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다. 최근 교육부는 2021년 상반기까지 전국 모든 중·고교에 학생용 탈의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보장과 복지·편의 차원에서 중·고교 학생 탈의실 완비는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 학생 편의 시설인 환복(換服) 공간이 완비돼 교실 외 학교교육과정과 각종 교육활동 참여에 매우 편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총의 지속적인 활동의 결과
사실 이번 교육부의 전국 중·고교 탈의실 완비 계획 발표는 그동안 한국교총의 주도적인 활동과 노력의 결과이다. 교총은 초·중·고교 학생 탈의실 확충에 대해 지속적인 교섭·협의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촉구해 왔다.
교총은 교육부와 2002년, 2003~2004년 정기 교섭을 통해 전국 모든 학교의 탈의실 설치를 합의한 바 있다. 또 2012년 ‘여학생 학교체육 활성화 세미나’ 그리고 2015년 수행한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통한 스포츠 행복지수 개발연구’ 등을 통해서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학생 탈의실이 설치돼야 함을 강조해 왔다.
2019년 현재 전국 중·고교는 5690개교이다. 이 중 탈의시설을 갖춘 학교는 중학교 3278교 중 2219개교(67.7%), 고교는 2412개교 중 1491개교(61.8%)이다. 중·고교 5690개교 중 탈의실이 설치된 학교는 3710개교로 전체 학교의 65.2% 수준에 그치고 있다. 3분의 1이 넘는 1980개교에는 아예 탈의실이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탈의실 설치 중·고교의 지역별 편차도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이 99%로 설치율이 가장 높다. 부산, 세종, 강원 등이 80%대, 대구, 광주, 울산, 제주 등이 70%, 인천, 충북, 충남, 전북 등이 60%대, 서울, 경기, 대전, 경북 등은 50%대의 설치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경북은 각각 53%로 소재한 중·고교 두 학교 중 한 학교에는 아예 탈의실이 설치되지 않은 심각한 실정으로 드러났다.
이번 교육부의 탈의실 확충 계획 발표에는 초등학교가 빠져 있다. 중·고교 탈의실 완비와 함께 초등학교의 탈의실 설치도 필요하다. 현재 초등학교의 학생 탈의실 설치율은 중·고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초등학교에도 중·고교 못지않게 원활한 체육과 교수·학습, 창의적 체험활동, 실습·노작활동 등 교실 외 교육활동 참여를 위해 반드시 탈의실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은 성 감수성이 예민한 초기 사춘기 연령대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어울림이 부족한 다문화 학생,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의 원활한 학습 활동 참여도 참고할 사항이다.
또 학교 규모에 비례한 탈의실수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교육과정에 따라 동 시간대에 함께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급수, 학생수 등에 따라 적정한 탈의실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모든 학교에 학교 규모에 따른 적정한 최신식 탈의실 확충이 더 필요하다.
초등학교 및 교직원용도 필요
아울러 노후화된 탈의실 내 기본 비품·설비 등도 최신식으로 교체해야 한다. 옷 보관함과 개폐 장치, 가림막, 편의 의자 등 내부 시설이 새롭게 비치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부가 2020년부터 교부금의 교육환경개선비에 탈의시설 항목 신설 등 안정적 재원 확보를 추진키로 한 점은 고무적이다.
한편 학교 건축 시설에 기본적으로 탈의실을 설치토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학교를 신축할 때 화장실처럼 탈의실을 기본 시설로 설치토록 규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학교 교사(校舍) 신축 시에 학교 규모에 따른 기본 탈의실수 반영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학교에서의 학생 탈의실은 기본적인 인권보장, 복지 편의 지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생 체력 신장과 다양한 학교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필요한 시설이다. 또 일선 학교에서 교직원용 탈의실 설치요구도 숙원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학교의 학생용, 교직원용 탈의실이 적정 규모로 완비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