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원 케어링 어덜트(one caring adult)’란 ‘단 한 명의 어른’으로 믿음의 눈으로 아이들을 봐줄 사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줄 사람, 그래서 아이들이 간절히 찾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 중학교에 전과 있는 조폭 두목 학생이 전학 왔다. 여름에는 반바지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소주병을 들고 등교했다. 게다가 교문 앞에서 후배들에게 “90도로 절하지 않으면 등교 못 해!”라고 명령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불평불만을 터뜨렸고 교사들은 회의를 열어 그 학생을 퇴학 조치하기로 했다.
‘선행할’ 표창장의 힘
교장 선생님은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말썽을 부리면서도 날마다 학교에 오는 그 학생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를 교장실로 불러 타이르자 그 학생은 탁자를 발로 차면서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그에게 책임을 맡겨 진행하게 했다. 개교기념일엔 ‘이 학생은 앞으로 선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상을 주어 표창함’이라고 쓴 선행할 표창장을 만들고 근사하게 액자에 넣어 줬다. 표창장을 본 부모님은 “세상에 우리 아들이 상을 다 받아 오다니”라며 감격에 목이 메었다. 대못을 박아 거실 중앙에 걸었는데, 그 후 놀랍게도 학생은 서서히 변해갔다. 결국 자격증을 3개나 따고 전문대학에 입학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 만약 그 학생을 퇴학시켰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그는 우리 사회 공공의 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공부에는 전혀 관심 없는 사고뭉치 조폭 학생에게 꾸지람 대신 격려의 말을 하기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교장 선생님은 학생을 믿었다.
믿어주면 성장한다
조세핀 김 교수는 저서 <교실 속 자존감>에서 ‘누군가가 희망의 눈으로 한 아이를 바라볼 때 그 아이는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예언한 대로, 학생은 그대로 자란다’라고 썼다.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무궁무진한 잠재능력을 조금씩 드러낼 때 서툴더라도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은 믿어주면 변화하고 성장한다. 믿음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믿음의 마력은 ‘진짜 믿음’에서 나온다. ‘진짜 믿음’은 그저 믿어주는 것이다.
스승의 마음은 믿음, 기다림으로 가득 차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어른’으로 인해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바른길을 찾아간다.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 명의 어른’만 있으면 그 아이는 바르게 성장한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전적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하나뿐인 내 편’을 만들어 주는 교육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